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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올랐는데, 일산 집값은 10년째 제자리걸음...왜?

기자명 한민숙
  • 일반
  • 입력 2018.03.30 08:30
  • 수정 2018.04.16 08:38


일산 아파트 거래 ‘뚝’

# 지난 2월 일산 주엽동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L씨는 다음 달 잔금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충당할 생각이었는데 세입자가 안 맞춰지고 있어서입니다. 

L씨는 "잔금 일을 넉넉하게 잡았는데도 두 달이 넘도록 세가 안 나가고 있다"며 "전세가를 1000만~2000만원 가량 낮추는 것은 물론 도배, 장판, 화장실까지 수리해 주면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세를 맞춰야 할 것 같아 고민이다”고 말했습니다.

# 대화동 소재 중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P씨는 4개월 만에 매도 의사를 접었습니다. 연 초까지만 해도 집 보러 오는 사람이 1주일에 1~2차례 있었으나 2월 이후에는 발길이 뚝 끊기고 그 새 집값만 깎였기 때문입니다. 

P씨는 "요즘 부동산 시장이 돈다고 해서 팔고 고향에 내려가려 했는데 일산신도시는 예외인 것 같다”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킨텍스 일대 새 아파트 분양권은 웃돈이 2억원 이상 붙었는데 이곳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아 마치 딴 세상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산신도시 부동산 시장 먹구름

일산신도시 아파트 거래량이 2015년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습니다. 국토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월 일산신도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건. 이는 전년 동기(287건) 대비 10분의 1 수준입니다. 전월세도 마찬가지. 지난해 2월 536건이던 전월세 거래량은 올해 2월 97건으로 5분의 1로 내려 앉았습니다. 


일산 집값 10년 째 제자리걸음, 절반 이상은 전고점 회복도 못해

반등을 시도하던 집값도 주춤하는 양상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일산신도시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1205만원. 10년 전인 2009년(1,246만원)과 비교하면 마이너스입니다. 여타 1기신도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전 가격을 회복한 것에 반해 일산은 여전히 고전 중이고 심지어 10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내려 앉았습니다. 1기신도시 중 유일하게 말이죠.  

“2005년도에 30평대 잠실 아파트를 7억원에 팔고 그 돈으로 이곳 50평대 아파트를 샀는데, 현재 잠실 집은 15억원을 호가하고 이곳은 5억6000만원에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넓은 곳에서 여유롭게 살자고 우겼던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대화동 J아파트 거주민)

실제 GTX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호재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주엽역과 대화역 일부를 아파트 조차도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대형 평형이나 역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아파트 상황은 더욱 상황이 안 좋죠.  


7,000여 가구 입주 물량 대기 중

설상가상으로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일산신도시와 맞닿은 장항동, 대화동, 중산동 등에 7,000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당장 올 5월 중산동 일산센트럴아이파크(1802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가고 10월에는 탄현동 일산에듀포레푸르지오(1690가구) 입주가 시작됩니다. 내년에는 킨텐스꿈에그린(2월 예정, 1100가구), 힐스테이트킨텍스레이크뷰(8월 예정, 299가구), 킨텍스원시티(10월 예정, 2038가구)이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주변에 킨텍스원시티와 꿈에그린을 분양 받은 집이 상당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빼서 잔금을 치러야 하기에 현재 거주 중인 집이 안 나갈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대로 매수세는 가을까지 두고 보자는 입장입니다. 일시적으로라도 이들 물건이 쏟아져 나오면 좋은 물건을 잡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는 거죠.”(일산 주엽동 P부동산) 


잃어버린 10년, 만회할 기회 오나?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가을부터 내년까지가 일산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반등의 물꼬를 틀 것인지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 그것인데요.

반등의 포문을 열 것이란 주요 요인으로 GTX A노선 호재를 손꼽습니다. 서울역까지 13분, 강남 삼성역은 17분대에 진입이 가능한 GTX A노선(삼성-일산)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연내 착공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달 22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일산테크로밸리’ 추진 동의안도 일산 부동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화동과 법곳동 일원 79만6000㎡ 부지에 경기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되는 일산테크노밸리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IT 기반 콘텐츠산업과 IT 융합의료기술, 자율주행 및 AI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산업 관련 기업이 유치될 예정입니다. 

반면 김포, 파주운정 등 주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입주폭탄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분당과 달리 일산 주변은개발 가능한 지역이 포진해 있어 좀처럼 새 아파트 수요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죠. 

기로에 선 일산신도시 부동산. 불황의 늪으로 추락할지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는 원년으로 기록될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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