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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톡&리얼판 하루면 집이 뚝딱? 3D 프린팅 주택 아시나요
2018-04-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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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속 기술이 현실로

1960년대초반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시트콤 <우주가족 젯슨>을 기억하시나요? 100년 뒤 미래 세계를 상상해 보여준 이 애니메이션은 몇 년 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바 있는데요. 여기에 등장했던 3D 프린팅, 태블릿, 홀로그램, 스마트워치, 비행자동차 등 ‘그게 가능해?’ 했던 대부분의 기술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제조한 초콜릿이 유통되고 홀로그램을 이용한 환상적인 콘서트가 열렸으며 비행자동차까진 아니어도 드론으로 음식 배달을 하는 세상이 됐죠. SF영화 속에 존재하던 기술이 실제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의식주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 가져올 ‘3D 프린팅 기술’ 
특히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곧바로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3D 프린팅은 제조업의 혁신이자 4차산업혁명의 근간으로 불리며 이미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각광받고 있고 앞으로 우리네 일상생활, 주거문화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주목되는데요. 혹자는 이제 집이 더 이상 자산으로서의 높은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 살다가 언제든 버리고 가거나 필요한대로 변형 가능한 기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3D 프린팅이 뭐길래 의식주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집의 구조, 의미를 바꾸는 주거혁명을 불러일으킬 거라 하는 걸까요?


3D 프린팅이 뭐길래? 

3D 프린팅이란 말 그대로 3차원으로 특정 물건을 찍어내는 것입니다. 그 물건을 찍어내는 장비가 3D 프린터고요. 3차원 캐드(CAD) 설계도만 있으면 있으면 얇은 층을 위로 쌓는 방법으로 3차원 공간 안에 실제 사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죠. 제품 제작을 위한 금형 등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아무리 복잡한 제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시제품 제작, 즉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고 잘못되더라도 지적 사항을 설계도에 반영하기만 하면 또 다시 제품을 찍어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3D 프린터가 만들어내는 유연한 제조 환경은 시제품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 맞춤형 제작에도 응용 가능합니다. 제조는 물론 유통, 물류,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걸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죠. 이것이 미래학자 및 관련업계에서 3D 프린팅이 신발, 옷, 음식, 집까지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프린트하며 미래의 의식주에 가장 보편적 기술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집도 프린터로 출력하는 주거혁명 시대 

소비재부터 건축, 의학에 이르기까지 미래사회에서 이 놀라운 기술이 엄청난 활약을 하며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거란 얘기입니다. 삶을 영위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인 집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고요.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이미 3D 프린팅으로 뽑아낸 혁신적인 집이 나오고 있고, 이들은 이것이 향후 주택시장을 이끌 새로운 주거 형태이자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안정화 작업과 함께 한층 더 진일보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주거문화를 바꿀 3D 프린팅 주택이 과연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같이 살펴볼까요?


3D 프린팅으로 지은 5층 아파트와 2층짜리 초호화저택 

대표적인 예가 3D 프린팅을 건설업에 적용한 중국 기업 윈선(WinSun)입니다. 이 회사는 2014년에 4대의 대형 3D 프린터(32~21피트)로 단 하루 만에 한 채당 5,000달러 이하의 비용만 들이면 되는 1층짜리 콘크리트 주택 10채를 건설하는 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주택을 섹터별로 나누어 프린트한 다음 각 부분을 수시간만에 건조되는 특수 시멘트 및 접착재료를 사용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인력 및 건축가격을 낮췄다고 합니다. 또한 윈선은 그 이듬해인 2015년엔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총 1,100㎡에 달하는 5층짜리 아파트와 2층 규모의 초호화저택까지 선보였습니다. 건물 바닥과 벽은 모두 공장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한 후 적당한 크기로 분리해 건축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해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건축을 하면 재료는 30~60%, 건축기간은 50~70%, 인건비는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 5층규모의 아파트 하나 짓는데 든 비용도 16만1,000달러밖에 안되고요. 완공까지 걸린 제작기간도 아파트는 5일, 저택은 단 3일 소요되었답니다.


곡면 형태의 이색 벽 구조를 지닌 3D 프린팅 집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인 아피스코어(ApisCor)도 지난 2016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지역에 24시간 이내에 지은 약 37㎡의 3D 프린팅 집을 선보였는데요. 도면대로 콘크리트 반죽이 쌓여지고 프린터에 부착된 로봇팔이 반죽을 층으로 쌓아 점점 집의 골격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입니다. 이 회사는 1만달러정도의 비용이면 충분히 이 같은 집 한 채를 건설할 수 있다며 이 놀라운 기술이 빈곤한 국가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만달러면 원화로는 약 1,065만원.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2,0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니 겨우 0.5평 가격으로 집 짓는 게 가능하다는 거죠. 특히 아피스코어가 건축에 사용하는 3D 프린터는 높이 3.1m, 길이 5m, 무게 1,814㎏으로 건설용으로는 비교적 가볍고 작아서 건설 현장으로 쉽게 이동시켜 주택 건설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기존의 방식으로 만들기 힘들었던 곡면 형태의 벽 구조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더 다채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진화하는 3D 프린팅 건축, 주거난 해결사 등극 초읽기

또 다른 미국의 스타트업인 아이콘(ICON)도 얼마 전 텍사스주 오스틴에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지은 60㎡ 면적규모의 프로토타입 집을 공개했는데요. 회사측에 따르면 이 집 역시 완공까지 만 하루도 채 안 걸리는 12~24시간 이내에 지을 수 있고 시멘트를 사용해 집 한 채를 프린트하는 비용도 현재는 1만달러가량 들지만 4,000달러까지 내릴 수 있다며 더욱 정밀한 테스트를 통해 저렴해진 비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거실과 침실, 욕실과 베란다를 갖춘 이 집은 아이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제이슨 발라드(Jason Ballard)가 우선 사무실로 사용하며 악취는 없는지 등 공기질 테스트를 비롯한 개선점을 살필 거랍니다. 


테스트가 끝나면 3D 프린터를 주택난이 심한 엘살바도르로 옮겨 건축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아이콘은 비영리 기구인 뉴스토리(New Story)와의 협업을 통해 내년에 엘살바도르에 100채의 집을 건축할 플랜도 이미 세웠다고 합니다.


일반 건축기법보다 1.5배 빠른 3D 프린팅 미니탱크 나와

2016년 창업한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자(Cazza)도 건설용 3D 프린팅 기술의 진화에 한몫을 담당한 대표 기업인데요. 카자는 하루에 200㎡의 콘크리트를 쌓을 수 있는 3D 프린팅 미니탱크를 개발했습니다. 거대한 탱크의 팔이 콘크리트를 깎는 형태로 건축물을 짓는 이 미니탱크는 일반 건축기법보다 1.5배이상 빠른 속도이며, 대규모 현장까지 건설현장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인데요. 실제로 카자는 창업한지 1년 만에 성공한 이 기술로 두바이 정부와 협약을 맺고 ‘두바이 미래 가속(Dubai Future Accelerators) 프로그램’에 참여, 로봇이 만든 건물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건설을 계획한 건물의 25%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지을 계획이랍니다. 미국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시리아 등 중동의 위험지역에도 카자의 제품으로 건물을 지을 예정이고요.


집을 넘어 도시도 출력하는 세상 올 수도

이처럼 3D 프린팅 건축 기술은 빠르게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업계 노동비용, 재료비용, 건설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대형 3D 프린터를 만들면서 이 기술의 활용도는 더욱 넓어져 미래 주거 형태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속도의 문제일 뿐, 도시 전체를 프린트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3D 프린팅 주택이 완전한 대중화를 이루려면 해결해야 할 산재된 문제도 많습니다. 안전성 문제도 그렇고 3D 프린팅 주택 보급과 관련한 여러 제반 규정도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3D 프린팅 집이 보편화되면 건설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여기에 주택을 소유해 발생하는 재산가치도 없어져 개인 자산 관리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건축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노동력이 적어 획기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3D 프린팅 주택이 주택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임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신소재 적용한 4D 프린팅까지, 주거문화에 기술을 더해진 미래사회

최근에는 3D 프린팅을 한 단계 뛰어넘은 4D 프린팅 개념까지 등장했습니다. 나노기술의 신소재를 적용한 4D 프린팅은 특정 조건이 바뀌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진화된 기술이 우리네 삶을 바꾸는 건 머지 않은 일입니다. 미 리서치그룹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적으로 49만6,000대가 출하된 3D 프린터 보급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내년엔 5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국가 R&D과제로는 처음 3D 프린팅 설계•시공•유지관리•기술개발 실행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3D 프린터로 지은 시범 건축물을 선보일 예정이고요. 관련 업계에선 향후 3D 프린팅 집이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될 뿐만 아니라 집 안에는 보급형 3D 프린터가 필수 가전제품이 되어 무료 또는 저작권료를 지급한 설계도를 인터넷에서 다운받는 것만으로 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을 집에서 직접 만들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습니다. 소파가 침대가 되고 식탁이 되기도 하고 건물 자체가 말을 하기도 하는 마술공간 같은. 먼 미래에나 있을 법한 <우주가족 젯슨>이 살던 세상을 만드는 건 이제 시간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