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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오목이 아닌 바둑처럼 투자해야 한다

기자명 한민숙
  • 일반
  • 입력 2018.04.02 09:40
  • 수정 2018.04.19 16:56


"당신도 건물주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1인 디벨로퍼 전소미씨(45세). 그녀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조물주보다 더 위에 있다는 건물주가 된 1인 디벨로퍼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입문한지 어언 15년이 지난 현재, 서울 강남구 소재 다가구 주택의 임대인입니다. 

명품백보다 지도책이 더 좋아

쇼핑보다 땅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그녀. 낯선 지역을 지날 때면 그 지역 부동산 시세를 앱 등을 통해 바로 확인하고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있으면 차를 돌려서라도 가 봐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는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종잣돈 모으기. 박봉의 직장인 월급이지만 신혼 초 1년 동안 모든 돈은 1600만 원. 이 돈이 지금의 그녀가 있게 해 준 시드머니(Seed money)가 됐다고 합니다. 이후 1,60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부동산을 물색, 두 달여 만에 경기도 시흥시 소재에 경매로 나온 빌라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1600만 원으로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번 유찰된 물건을 중점적으로 찾아봤죠. 경매 물건을 결정한 후 일대 부동산에 시세를 확인하니 꼭 낙찰을 받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낙찰가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고요. 경매 당일 월차를 내고 법원으로 갔습니다. 낙찰가는 2,813만 원. 2등과 50만 원 차이로 낙찰을 받았죠. 부족한 금액은 경락대금대출을 받았습니다. 이후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니 전세가 3500만 원에 나가더라고요.”

“이 빌라를 꼭 받아야겠다고 결심한 또 다른 이유는 땅 모양이었습니다. 빌라가 자리한 일대 땅이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하기에 딱 좋은 크기와 모양이었죠. 뒤로는 낮은 산이 자리하고 소사원시선이 빌라 앞으로 들어서는 것도 호재였고요. 그래서 그런 거는 아니지만 낙찰 1개월 후 일대를 지나는데 재개발 구역이 지정됐다는 플랜카드가 붙더라고요. 호재에 힘입어 3년 뒤인 2008년 1억1200만 원에 팔 수 있었습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3년 만에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챙긴 셈입니다.”

준비된 자는 하늘이 버리지 않는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녀는 지속적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유동적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면 돈이 되는 시대가 끝난 지는 오래입니다. 부동산도 전문 지식을 요하는 투자의 대상이 된 거죠. 인터넷과 신문, 뉴스, 국토부 자료 등을 확인하는데 게으름 피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돈이 그곳에 투자돼 있거나 투자할 의향이 있을 때 극대화되거든요.”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그녀는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예컨대 지목이라든지 용적률 건폐율, 고도제한 등 건축법과 건축물 자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학습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내 집을 손수 지어보겠다는 계획이 섰기 때문이죠.  

남에게는 돌이 나에게는 원석으로 

“지식이 쌓이니 다이아몬드가 아닌 숨은 원석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낸 땅이 춘천시 효자동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알짜배기였는데 언덕배기에 자리하고 관리가 안 된 시유지가 바로 붙어 있다는 이유로 거래가 안 되고 가격만 많이 깎여 있었죠. 덕분에 3억 원에 나온 땅을 2억4천만 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디벨로퍼 관련 전문 교육을 미리 받으며 건축물이 올라갔을 때를 미리 예측해 보는 안목을 키운 것도 신의 한 수였고요.”

그녀의 계산된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건축물 준공이 떨어지기도 전에 12가구 모두 임대차 계약이 이뤄진 거죠.

“언덕 위 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필로티 구조로 설계해 모든 집을 위로 올리고 거실과 안방을 남향으로 배치했으며 탁 트인 전망이 가능하도록 창을 크게 냈죠. 그랬더니 손님을 모시고 온 부동산 사장님도 집 내부를 확인하기보다는 눈 아래 펼쳐진 춘천시내 전경 보기에 여념이 없었죠. 임차인들도 바로 계약이 이뤄지고요. 임대가 모두 맞춰진 현재 토지매입비, 공사비 등을 제하고도 100% 이상의 수익이 생겼습니다. 불과 8개월만에요.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춘천 다가구 건립을 통해 ‘나도 디벨로퍼가 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부동산은 오목이 아닌 바둑처럼 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녀는 현재 강남구 세곡동에 다가구 주택도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녀의 노하우를 1인 디벨로퍼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수하고자 테라펀딩 ‘수익형 주택 개발 교육 과정’에서 강의도 하고 있죠. 그녀가 부동산 시장에 입문한지 15년 만입니다. 

“어디는 10억 올랐다는데 등의 여론에 흔들릴 필요 없습니다. 부족한 대로 그에 맞게 시작하면 됩니다. 맨 처음 경기도 시흥시에서 1600만 원으로 빌라를 산 것처럼요. 춘천시에서 다가구 주택을 건립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작은 춘천이었지만 불과 1년도 안 돼서 강남 건물주가 됐잖아요. 무조건 강남 한복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변두리 또는 지방에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중앙에서 시작해야 하는 오목이 아닌 4개의 화점이나 귀퉁이에서 시작하는 바둑처럼요. 그럼 당신도 건물주의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 꼭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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