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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관문 남태령 채석장 부지, 흉물에서 보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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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1 09:40
  • 수정 2018.06.01 09:05


서울 관문도시 12곳은 어디? 

서울시는 최근 사당•도봉•온수•수색 등 관문도시 12곳을 지정, 4단계에 걸친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관문도시로 이름 붙은 곳들은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접경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50년 가까이 개발제한구역 혹은 시계경관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자유롭지 못하던, 변두리로 여겨졌던 이들 지역에도 자연보존, 주거와 일자리, 문화복지 등 특색을 고려한 개발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관문도시 조성사업 첫 타자 ‘사당 일대’

이중 1단계 지역으로 꼽히는 사당 일대(사당역∼남태령역) 관문도시 조성사업은 오는 2020년 착공목표로 첫 스타트를 끊습니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200여세대를 비롯해 청년 일자리를 위한 인큐베이팅 시설로 지식산업센터, 청년창업지원시설 등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지를 지원하는 청년 특구(특별성장구역)이 될 사당이 수색과 도봉, 온수와 더불어 첫 번째 관문도시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기획관이 지난 3월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지역적으로 훼손이 심한 곳입니다. 특히 사당과 남태령 일대는 채석장 폐쇄 후 수십년간 방치됐던 절개지 등 무분별하게 훼손된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저이용•저개발 중심지역에 대한 보존과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그 동안 소외됐던 서울과 경기의 접경지역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남현동 일대의 과거 모습은 어땠을까? 

사당 관문도시 사업의 핵심부지가 될 곳이 바로 남현동 채석장 평지(약 2만5,000㎡)입니다. 경기 과천에서 서울 사당동 방면으로 들어오는 관문에 위치해 서울의 첫 인상이나 다름없는 곳인데요. 하지만 남태령 채석장은 지난 1946년부터 1978년까지 채석장으로 사용된 이후 30년째 방치되고 있으며, 현재도 채석장 밑 평지는 철물∙건설자재 선별장으로 쓰이거나 빈 공터로 남아 있습니다. 채석장 주변 역시 자동차 정비 관련 시설 및 레미콘 공장 부지가 난립하거나 가설건축물 등이 깎여나간 암반과 함께 도시미관은 물론이고 안전과 환경까지 위협하는 요소로 보였는데요.

남현동 채석장 일대 토지가 이처럼 장기간 방치된 이유는 지난 1970년대 서울∙경기권의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개발억제정책으로 개발이 제한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질서한 도시 개발을 막기 위한 개발억제정책은 오히려 불법건축물의 온상이 되었고, 기피시설이 자리잡으면서 자연이 훼손되는 역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당시를 기억하는 인근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남태령 인근에서 30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P씨(60세)는 “채석장 부지를 지날 때마다 거부감이 들면서, 부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면서 “지난 50년간 개발에서 소외돼 발전도 더디고, 자연은 자연대로 훼손됐던 사당이 관문도시 사업으로 새롭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남태령 채석장 부지, 흉물에서 보물로! 

나대지 및 이용도 낮은 부지가 곳곳에 많은 관악구 남현동 일대는 향후 공공이 주도한 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사람•교통•물류가 집중되는 우수한 입지를 갖추고 있어 개발호재들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부동산 시세 상승을 동반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한데요. 

“입지 프리미엄을 누리는 지역은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다수가 좋아하는 시설이 만들어지거나 다수가 싫어하는 시설을 제거하는 것인데요. 관문도시들은 두 가지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어 인근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상승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사당역 인근 D공인중개사의 말입니다.


여전히 다사다난한 사당 일대…관문도시로 전환점 맞나   

하지만 사당-남태령 일대는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현재 지하철4호선 사당역에서 남태령까지 이어진 과천대로(방배동 2726번지 일대) 인근 용지에 두산건설의 레미콘 제조시설 렉스콘의 재진입을 놓고 지난 2015년 이후 다시금 지역민들과 갈등이 유발된 모습입니다. 서초구 방배동 우성아파트 주민들은 소음 및 분진 피해와 같은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레미콘 공장 진입에 반발하는 현수막을 단지 앞에 붙여 서초구청장에게 반대 입장을 전달한 상태인데요. 상습적인 교통난도 문제입니다. 강남순환로에서 사당IC를 빠져 나온 차량이 과천대로로 합류하는 병목현상 등이 맞물려 극심한 차량정체를 빚던 사당역 일대는 오는 6월까지 중앙버스전용차로 연장 공사도 진행되고 있어 도로 상황이 매우 혼잡했습니다.


보존+개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관문도시’를 통해 매일 출퇴근하는 인구는 약 250만 명에 달합니다( 2015년 기준). 또 1년 동안 드나드는 물류량은 약 1억1300만t 규모인데요(2016년 서울시 통계). 서울시는 보존+개발 방식의 이번 관문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장기간 개발제한으로 역차별을 겪은 서울 외곽지역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도 서울-경기 접경지역을 잘 발전시키면 이른바 ‘강남 쏠림’ 현상이 일부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사당역을 거쳐 서울∼과천시 경계까지 연장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공사가 마무리되고, 교통체증 해소방안 가운데 사당-이수역 일대 복합환승센터 등이 건립되면 향후 사당은 일자리 창출 등 생산도시로서 중심점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외에 공원화 등으로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 주변 집값 상승 등 특별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당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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