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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의 도전장, 강남 8학군도 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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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5 08:45
  • 수정 2018.05.25 08:46


경희궁 자이 살지만 아이들 학원은 마포로 보내요~

“남편 직장이 광화문이라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경희궁 자이’에 전세로 입주했어요. 주거환경은 좋지만 아이 학교나 학원이 멀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최근 마포에 학원이 늘어나면서 아이 학원을 마포로 보내는 엄마들이 많은데요. 저는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기 전 마포로 이사할 생각입니다.” (경희궁 자이 입주민)


백범로 일대에 조성되는 마포 학원가

최근 마포가 강북의 신(新) 학원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공덕역~대흥역 구간 백범로를 따라 입시학원, 보습학원, 아동, 미술, 공부방 등 각종 학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 동안 백범로 일대에는 학원이 40% 정도 늘었습니다. 아파트 배후수요가 두텁고, 4개 노선(5.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 역세권이라 타 지역에서도 접근이 쉬워서인데요. 이 지역은 서대문구와 종로구, 용산구, 여의도 학생수요까지 흡수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대흥역 인근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대흥역 주변으로 몰린 대치, 목동의 입시학원들 

학원들은 대흥역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공덕역 근처에는 오피스, 오피스텔 등이 많아 학원자리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임대료 수준도 높아섭니다. 주로 영어, 수학 등 단과학원들인데요. 최근에는 대치동과 목동의 유명한 입시학원 분원들이 늘었습니다.. 대치동이 본원인 이투스24/7학원, 이강학원이 지난해 문을 열었고, 이보다 앞서 하이스트, 더베스트, 대치스카이가 개원했죠. 백범로 남측의 독막로 일대에도 보습학원, 어학원들이 많습니다. 주로 영유아 및 초등학생이 다닐 수 있는 학원들인데요. 인근 아파트 주민에 따르면 폴리영어, 청담어학원, 유투엠학원이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남다른 교육열과 잇따른 신규 입주가 학원가 형성의 주된 이유

마포 학원가가 주목 받기 시작한 시점은 고학력 중산층들이 재개발 아파트로 대거 유입되면서부터입니다. 도심과 여의도에 직장을 둔 맞벌이 가정들이 많은데다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사교육을 활성화시킨 것이죠. 


특히 대흥역 주변으로 학원가가 조성되는 이유에 대해 한 중개업자는 “임대료 수준(2층, 전용 20평)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300만원 선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는 아현동의 경우 단지 내 상가들이 대부분이라 대형 학원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수요는 대흥역 학원가로 모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수요자 문의 잇따르자 집값도 올라

교육환경이 좋아지면서 인근 아파트 가격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용강동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은 3109만원으로 아현동(3452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가장 비싼 아파트는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인데요. 이 아파트 전용 59㎡가 10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마포구 소형 10억 시대’를 열었습니다(20층, 18.2.26계약). 

“용강동은 아현뉴타운에 비하면 원도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연식은 오래됐지만 주거환경이 워낙 좋다 보니 한번 입주하면 오랫동안 사는 실수요가 많습니다. 매물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집값은 비싼 편이죠.” (마포 용강 래미안 인근 중개업자 K씨)  

마포 학원가, 제2의 대치 되려나?

마포 학원가는 목동이나 대치동 등 전통적으로 유명한 학원가에 비하면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강남 못지 않은 교육열 때문에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죠. 이미 염리초가 교육부 주관 전국100대 우수학교(‘14년)로 선정됐고, 마포구 일반고 한 곳당 서울대 합격자수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07년 1.4명→’17년 2.0명, 종로학원하늘교육). 

반면 유명 학원가처럼 성장하진 못하리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 소규모 낡은 건물들이라 대형학원들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데요. 지금도 빌딩 전체를 쓰는 대형학원은 거의 없고, 2~3개층을 임대한 학원들이 많죠.  

양질의 교육 인프라 확보가 학원가 성장의 관건

한편 마포구에는 몇 년간에 걸쳐 아현∙북아현뉴타운의 신규 입주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교육수요증가에 따라 학원 등 교육 인프라도 늘어날 것입니다. 학원 업계에서는 학원수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원들이 많아져야 학생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마포가 서울 서북권을 대표하는 학원가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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