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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재건축 3.3㎡당 5000만원 추산, 과욕인가 적정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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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3 10:05
  • 수정 2019.02.07 10:55


목동 주민 900여명, 재건축 설명회에 운집


[리얼캐스트=여경희 기자] 작년 3월 안전진단 기준 강화 이후 잠잠했던 목동 재건축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9일 강서구민회관에서는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주민들 주최로 ‘목동 재건축 현재와 미래 비전 준비 설명회’가 열렸는데요. 대강당의 754석과 빈 공간에 선 사람들까지 어림잡아 900여 명이 3시간 넘게 진행된 설명회 자리를 지켜, 재건축에 대한 목동신시가지 주민들의 열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용적률 낮고 대지지분 커 사업성 우수


이날 강연자로 나선 한형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은 목동 재건축의 청사진과 방향을 제시해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형기 조합장은 14년간 표류하던 신반포1차(현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사업을 4년 8개월만에 마무리 지은 재건축 전문가입니다.  


한 조합장은 “목동신시가지는 서울 서남권 핵심 중심지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학군을 비롯한 기존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목동 경전철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호재가 많아 비전이 밝다”고 평가했습니다. 목동 일대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스마트신도시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재건축 후 입주시점엔 집값이 잠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목동신시가지는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연면적의 비율)이 낮아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용적률이 낮으면 재건축으로 신축하는 가구수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8, 13, 14단지를 제외한 목동신시가지 11개 단지의 용적률은 140% 이하로, 1990년 이전 준공된 아파트의 평균 용적률이 191.6%(부동산11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데요. 대지지분도 높아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거나 환급금을 받는 가구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형기 조합장은 각 단지별 분양가와 종후 가격이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추정 분담금을 예측했습니다. 용적률 300%, 기부채납비율 15%,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 80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3.3㎡당 분양가격은 5000만원, 그리고 입주시점 3.3㎡ 당 가격은 6000만원으로 추산했는데요. 계산에 따르면 대지지분 99㎡를 소유한 가구는 164㎡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입주시점 집값은 29억 9천만원 정도로 오르게 됩니다. 


다만 추산된 분양가격이 지금으로선 매우 높아 보이는데요. 분양시점까지 아무리 빨라도 10년 이상 걸리는 점, 서울 집값이 꾸준히 상승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3.3㎡ 당 5000만원 분양가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동산114가 제공하는 목동의 3.3㎡당 아파트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목동 아파트매매가격은 연평균 3.8%씩 상승했는데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목동아파트 시세는 2028년 4612만원, 2031년 5162만원으로 오르게 됩니다.  


재건축 첫 발은 ‘안전진단’부터


한편 목동신시가지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사안은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었습니다. 한형기 조합장 역시 ‘안전진단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죠.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 사업에 본격 착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조합장은 “1987년 이전에 설계된 목동신시가지는 노후가 심하고 내진설계가 안 돼 있어 안전진단에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안전진단 신청에 드는 비용은 가구당 약 10만원 선으로, 이 비용은 영수증을 발행해뒀다가 조합설립인가 후 반환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목동신시가지는 아파트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날 참석한 한 주민은 야간에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어 화재에 취약하고 누수도 빈번하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작년 12월에는 열 수송관 파열로 17시간 동안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된 사태가 벌어졌는데, 노후화된 수송관의 부식이 파열 원인으로 추정돼 주민들의 불안도 큰 상황이죠. 


관련해 한 조합장은 “목동신시가지의 주거환경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어 재건축 추진을 중단할 경우 수십에서 수백억 원을 단지 보수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것만으로도 재건축 붐 업을 조성할 수 있고 아파트 노후도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재건축 후 수억 원의 자산가치 상승 가능, 다만 속도가 관건


노후가 진행되면서 목동신시가지의 실 주거가치는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주거가치의 기준이 되는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30%대에 그칩니다. 네이버부동산 시세(조사일: 19.1.19)에 따르면 7단지 전용 66㎡ 평균 전세가격은 4억원~4억4000만원 선으로, 평균 매매가인 11억5000만원~12억3000만원 선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죠. 


규제 여파로 재건축 사업 추진이 부진해지면서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작년 9월 13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던 7단지 전용 66㎡는 10월 12억3000만원에 계약된 후, 거래가 끊겼습니다. 재건축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투자수요가 방관한 까닭입니다.  


한 조합장은 아파트 가치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재건축 사업이 속히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재건축 사업은 통상 20년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가능한 빨리 사업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죠.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단합과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해, 참석한 주민들의 공감을 이끌었는데요. 서울 서남권 최대어인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을 향한 주민들의 의지가 뚜렷한 만큼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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