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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억 클럽’ 아파트 줄줄이 ‘이탈’

기자명 한민숙
  • 일반
  • 입력 2019.01.28 10:10
  • 수정 2019.02.13 10:27


10억원 아파트 무너졌다

[리얼캐스트=한민숙 기자]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리가 전용 84㎡가 올해 초 8억7000만원(4층)에 거래됐습니다. 영등포구 래미안 프레비뉴 전용 84㎡ 아파트도 올해 초 9억15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이수역리가는 지난해 최고 11억원에, 래미안 프레비뉴는 최고 11억25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입니다.

강동구 랜드마크인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10억원에 급매물이 나왔지만 실제 거래는 이보다 2000만원이 더 내려간 9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단지 전용 59㎡가 최고 10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59㎡보다 더 싸게 팔린 셈입니다.”(강동구 H부동산)

2016년 8곳에서 2018년 16곳, 2년 새 2배 증가

1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탈의 시작은 집값 급등 시기였던 지난해 처음으로 10억원 대 이름을 올렸던 단지부터입니다.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리얼캐스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16곳의 자치구에서 364개 단지의 전용 84㎡ 아파트가 10억원 이상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16년 8개 자치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양천구,마포구,광진구,성동구)에서 2017년에는 종로구, 영등포구, 동작구 단지들이 10억원 대에 합류했고 지난해에는 중구,서대문구,동대문구,강서구,강동구가 추가됐죠.

2018년 10억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 

2018년 처음으로 10억원대 아파트가 나온 강동구의 첫 10억 클럽 진입 아파트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였습니다. 지난해 최고 13억원에 거래됐죠. 이를 필두로 고덕숲아이파크, 래미안강동팰리스, 고덕아이파크 등이 10억원~11억8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강서구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로 평가 받았던 서부권 최대 업무단지인 마곡지구의 영향으로 마곡 아파트 단지(마곡힐스테이트,마곡엠벨리5~7·12·14·15단지,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가 10억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대중교통이 뛰어난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와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도 10억원에 손바뀜되며 입지적 강점을 인정 받은 듯했죠.

서대문구에서는 아현뉴타운을 재개발해 지은 e편한세상신촌과 아현역푸르지오가 단숨에 13~14억원대에 거래됐고 중구에서는 리모델링 이슈로 재평가 받고 있는 신당동 ‘남산타운’이 지난해 10억원 클럽에 처음으로 합류했습니다.

2017년 11곳, 179개 단지가 10억원 반열에 오른 것과 비교해 지난해에는 단지 수로만 약 2배가 증가하며 10억원 클럽에 진입한 아파트가 증가했는데요. 이들 지역의 아파트들이 올해 초 들어 10억원 이하로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서진 계층이동 사다리,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시대 돌입


10억 가격대가 무너지며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지만 실수요층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대출 규제로 여전히 5억원 가량의 현금이 동원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10억원 대 아파트의 전세가 평균이 5~6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갭투자를 하려고 해도 4~5억원의 현금이 필요하고요.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이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불과 2~3개월과 비교해 수억 원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급매물임을 인지하면서도 4~5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융통할만한 실수요층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위기가 현금 부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수억 원의 현금이 동원 되야 하는 만큼 현금 부자들이 이번 장에서 좋은 급매물을 독식할 것이란 거죠. 현금을 동원할 수 없는 수요층의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고요.

2018년 상승분이 거의 반납된 상황에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부동산 시장. 여기에 지난 21일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는데요.

정부를 믿고 2017년 5월 그 시점으로 집값이 조정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은 것인지 지금의 급매물을 무리를 해서라도 취해야 하는 것인지 시장 참여자들은 혼동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급매물이 출현하는 장에 편승하지 못하면 서울 진입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는 지금. 집값으로 갈라지는 보이지 않는 계층의 골은 진정 넘을 수 없는 강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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