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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발 입주폭탄에 무너지는 성북구… 3개월새 전세 1억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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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08 09:45
  • 수정 2019.02.21 09:21

입주 코 앞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막바지 공사 ‘한창’

[리얼캐스트=여경희 기자]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약 200m를 걸어 들어가면 왼편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나타납니다. 바로 올해 강북 최대 규모의 입주단지인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죠. 이 아파트는 지난 26일부터 3일간 사전점검을 마쳤고, 2월 28일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입니다. 

길음 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 생활편의시설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영훈초고교, 영훈국제중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준수한 편입니다. 이에 2015년 분양 당시에도 최고 5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1순위에서 마감됐는데요. 작년 8월에는 입주권이 11억원에 거래되면서 길음뉴타운 최초의 10억원 아파트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1월 현재 전용 84㎡기준 시세는 10억원~11억원 선으로, 분양가 5억3800만원~5억6700만원에 웃돈이 5억원 정도 붙었습니다. 

사전점검 후 쏟아진 전세매물, 주변 시세 하락에도 영향

반면 래미안길음센터피스의 전셋값은 지난 10월 초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용 59㎡ 전세는 기본형 3억2000만~3억3000만원 선, 확장형이 3억8000만원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고요. 전용 84㎡ 전세 시세는 4억8000만원~5억5000만원 선으로 11월 초에 비해 1억원 정도 내렸습니다. 

단지 앞 N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상 입주가 가까워지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전세 호가를 낮추는데,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사전점검 이후 전셋값이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다. 다만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비싼 매물은 거래가 어려운 편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주변 아파트들과의 전셋값 격차가 불과 1000~2000만원 정도로 줄면서 구축 아파트 전세물건은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상황입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바로 옆에 위치한 송천센트레빌 전용 59㎡ 경우, 지난 9월 4억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공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3억2000만원 선까지 내렸습니다. 16년차 낡은 아파트인 동부센트레빌은 선호도가 떨어져 2억7000만~2억8000만원 대에도 전용 59㎡ 전세물건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새 아파트 전세물량이 크게 늘면서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워진 구축 아파트 집주인들 중 상당수가 전셋값 변동 없이 재계약에 나서고 있다”라고 전하며,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입주가 마무리되는 5월 이후에는 전셋값이 정상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성북구 입주는 이제 시작, 장위동•석관동에서 입주 이어져

길음동 아파트의 전셋값 하락세는 석관동에 이어 장위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석관동에서는 래미안 아트리치(1091가구)가 2월 28일부터 입주에 나설 예정인데요. 단지 옆 E공인 관계자는 “래미안 아트리치에는 실 거주 목적의 소유자가 많아 전세물건이 생각보다 적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귀해 지난달 4억5000만원~5억원 선이었던 전용 84㎡ 전셋값이 1개월만에 4000만원 정도 하락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래미안 아트리치 입주로 타격을 입은 아파트는 바로 옆 대림아파트입니다. 전용 84㎡ 전셋값은 래미안 아트리치보다 4000만원~5000만원 정도 낮은 3억8천만원 선인데요. 현지중개업자들은 “래미안 아트리치가 4월 13일 입주를 마무리하면 전셋값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라며, “공급이 많고 가격 조정이 수월한 지금이 가장 전세 얻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위동에서도 6월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939가구)와 9월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의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입주 전후의 전셋값 하락이 예상됩니다.  

본격 부동산 침체기… 전셋값 하락 이어 매매가 하락할까?

일각에서는 아파트 전셋값에 이어 매매가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9.13대책 이후 집값 대세 하락이 점쳐지면서 매수문의가 끊긴 탓입니다. 

실제로 계약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사일: 19. 1. 29)를 분석한 결과, 성북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지난 8월 745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9월 404건 △10월 163건 △11월 96건 △12월 64건으로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 같은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매매가 하락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개업자들도 매매가 향방에 대해서 확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많다는 것인데요. 2년 후 성북구 아파트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관련해 길음동의 한 중개업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규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지만 매도가 급한 집주인이 많지 않아 가격 하락폭이 작습니다. 급매물을 소개해도 매수자 입장에선 고가여서 매매가 쉽지 않죠. 그렇다고 선호도 높은 서울 아파트가 1, 2년 후 가격이 크게 내린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의 매물을 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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