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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소화 어렵다고? 입주물량 많아도 끄떡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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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2 10:20
  • 수정 2019.03.11 09:36

헬리오시티가 터뜨린 입주폭탄…송파구가 휘청거리다

[리얼캐스트=박지혜 기자]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의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1만가구에 육박한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의 입주로 송파구 일대 주택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11월 9일 이후 13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헬리오시티가 위치한 송파구의 경우 전세가격 변동률이 2월 15일 기준 전주 대비 0.11%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도 0.12% 떨어지는 등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모습입니다.

수도권, 지방 모두 세입자 모시기 전쟁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37만~38만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지난해(45만3,324가구)에 비해선 7만가구 안팎으로 줄어든 수준이지만 20만가구 후반~30만가구 정도인 평년 수준보다는 여전히 많습니다.

수도권에선 화성시가 2만1000여가구로 가장 입주물량이 많습니다. 이어 평택(1만7700여가구), 시흥시(1만4000여가구), 고양시와 용인시(1만3000여가구) 등이 뒤를 잇습니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경남은 올해 3만3000여가구가 입주하는데 김해와 창원 두 지역을 합쳐서 2만3000여가구가 입주합니다(입주물량: 부동산114, 부동산인포). 이렇다 보니 곳곳에서는 세입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수분양자들의 입주 촉진을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적지 않은 분양물량

곳곳에서 많은 입주로 힘겨운 모습이지만 봄부터 다시 새로운 물량들이 분양시장에 쏟아질 예정입니다. 지난 1~2년사이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면서 분양일정이 미뤄졌던 물량들이 올해 더해지면서 지난해 보다는 소폭 증가할 전망입니다. 다행인 것은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졌던 2014년~2017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분양 감소는 입주 감소로

각종 규제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분양물량 역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입주감소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입주물량이 급증해 불안정해졌던 시장이 차츰 안정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양 이후 입주가 2~3년 사이에 이뤄진다고 볼 때, 2021년 이후로 입주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입주물량 소화되면서 공급과잉 불안감도 줄어

대규모 입주 이후 가격이 회복됐던 곳으로 김포 한강신도시 사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김포지역은 2012년 1만가구 이상 입주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8.1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공급이 꾸준하게 줄면서 2015년엔 입주물량이 1000가구가 채 못된 919가구까지 떨어졌고, 그 해에 김포 아파트값은 8.47%를 기록하며 8년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최근에는 화성 동탄2신도시 일대가 김포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때 1년에 1만6000여가구가 입주하며 침체 됐던 동탄2신도시는 올해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드는데다 입주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시세도 회복세입니다. 


특히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 일대에는 기업의 대규모 시설 등 투자유치가 이뤄지면서 인구가 늘어 2015년 59만6525명이던 화성시 인구는 2019년 1월 76만5107명으로 4년새 28%가 늘었습니다. 매매가도 동탄신도시 일대는 지난 1년(2018년2월~2019년 2월 현재) 사이 6.77%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하남시의 경우 지난 1년간 14%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하남시는 2016년 1만5500여가구, 2018년 9,000여가구 등 입주물량이 많지만, 매매가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 접근성과 주거 쾌적성이 좋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강동구와 인프라 공유가 쉬운 하남 미사강변도시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이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복합 상업시설인 스타필드 하남 오픈 이후로 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도 하남일대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분양한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는 최고 36.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완판됐습니다. 

행정기관으로 인한 수요 증가지역도 물량 소화되며 회복세 

행정기관 이주로 행정타운이 조성되는 곳들도 입주물량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을 전망입니다. 특히 택지지구 및 신도시의 경우 입주가 대거 쏟아지면 시세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기 일쑤인데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소화가 되지만 수요가 꾸준하게 유입되거나 신규 수요 유입 이슈가 적으면 그만큼 회복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경기 남양주시 일대는 다산 지금지구, 진건지구 입주가 맞물리면서 올해 약 1만3000여가구가 입주합니다. 하지만 남양주시청 제2청사, 교육청 등 6개 행정기관이 들어서는 행정타운 조성(다산지금지구), 착공을 앞둔 법원과 검찰청이 들어서는 법조타운(다산신도시) 등으로 신규 수요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대기업, 정부투자 이어지는 평택, 천안 등 입주물량 소화 가능 

반면 천안 주택시장은 약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6년~2017년 각각 연간 8000가구가 넘는 물량의 입주 이후 2018년 무려 1만2000여가구가 입주하면서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2000가구 미만(1936가구)으로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미분양도 줄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기준 천안시 미분양 주택은 1517가구로 1년전(4541가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현재 천안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북부 BIT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비롯해 천안 서북부 성환읍에 위치한 국립축산과학원(종축장) 부지를 한국형 제조혁신파크로 조성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천안과 인접한 평택의 경우 삼성반도체를 비롯해 LG전자의 진위산업단지, 평택 브레인시티,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신규 수요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0년에 스타필드 안성이 들어서면 하남시가 스타필드 오픈 이후 주택수요가 늘었던 것처럼 스타필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천안 국립축산과학원에 들어서는 제조혁신파크와 가까운 점도 평택 주택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폭탄에 이겨낼 장사 없다’지만 결국 수요로 대부분 물량 소화

공급폭탄을 맞은 지역들의 주택시장이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결국 시간이 가면서 수요가 채워지자 안정화되는 곳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간과 신규수요가 문제해결의 핵심인 셈인데요. 수급불균형을 잠재울 만한 신규 수요가 유발될 곳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 수 있을까요? 개발 소식에 귀를 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개발사업이라면 중단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올해까진 입주가 많더라도 내년부터 입주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곳, 기업 유치(또는 투자)나 교통망 등의 소식도 신규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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