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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공실률 21%, 분당구 0.9%... 확 바뀐 상권지도

기자명 한민숙
  • 일반
  • 입력 2019.02.27 09:30
  • 수정 2019.03.14 09:08


10곳 중 2곳이 공실.. 무너지는 경리단길


[리얼캐스트=취재팀] 이태원 상권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매물로 나올 정도로 자리를 빼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이태원 상권의 부흥을 같이 했던 연예인 홍석천도 최근 가게를 접는다는 소식을 SNS에 올려 이태원 상권의 현실을 대변한 바 있습니다.

이태원에 자리한 A공인중개사는 ‘용산 미군 기지가 이전하며 바글바글하던 미군을 비롯해 외국인의 방문이 현저하게 줄었다’며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이를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하나 둘씩 떠나며 옛 명성을 잃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상권에 드리운 젠트리피케이션, 그 시사점은


경리단길의 몰락은 젠트리피케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과정은 ‘대도시의 교외화(郊外化)’ 현상, 즉 중심 시가지에서 도시 주변으로의 인구 이동과 관련이 있는데 현재 드러난 서울 상권의 모습이 이와 유사하다는 거죠.

“대도시의 치솟은 임대료는 도시로서의 매력을 잃는 동시에 사람들의 발길은 끊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독특한 분위기의 상가, 특색이 있는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 그 이상으로 인구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원광디지털대학교 김동수 교수)

무너진 서울, 오피스도 ‘텅텅’


실제 서울은 대도시로의 명성을 잃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리얼캐스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서울주민등록인구수는 976만5623명으로 2016년 1000만 인구가 무너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받쳐주던 직장인 수요도 그 힘을 잃고 있습니다. 갈수록 증가하는 서울 오피스 공실율이 이를 방증하는데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분기 5.9%에 불과하던 서울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9.09%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서울 도심지역 역시 2013년 대비 2.5배 가량 늘어 2018년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10%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서울 직장인’이라는 말이 당연 시 되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죠.

경기도 오피스 공실률 서울 절반 수준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경기도는 기업들의 자본이 집중 투여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에 경기권으로 옮기는 기업체가 늘며 한국감정원의 지난해 1분기 1기신도시 오피스 공실률은 평촌 2.74%, 분당 4.48%로 조사됐습니다. 다소 높은 일산동구도 7.49%로 서울 평균 공실률보다 낮죠.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코리아’가 발표한 2018년 4분기 수도권 업무지구 분석 보고서에서도 ‘판교의 오피스가 부족사태를 보이면서 인근에 분당의 오피스 공실률도 하락하고 있다’며 ‘판교가 IT 등 첨단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차세대 성장동력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어 분당구 거주민은 물론 서울 강남권에서 ‘역출근’도 이어지고 더불어 상주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권의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비단 서울의 미친 집값에 등 떠밀려 유입됐던 초기 1기신도시 인구 이동으로 인한 성장과는 분명 다른 양상의 변화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도시의 교외화, 즉 ‘젠트리피케이션’이 ‘상권도 흐른다’는 부동산 시장의 명언으로 귀결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수도권 주요 지역 상업시설 공실률 살펴보니 … 0점대 공실률은 단 한 곳!

 

실제 수도권 상권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리얼캐스트가 수도권 주요지역 상업시설의 공실률을 살펴 보니 현재 변화 중인 수도권 상권지도와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의 중심 상권으로 불리는 명동의 경우 7.7%의 공실률을 보였고, 강남대로와 압구정도 각각 2.6%와 6.5%의 공실률을 보였습니다. 경리단길로 유명한 이태원은 10곳 중 2곳이 공실인 것으로 조사됐죠.

이에 비해 0%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도 있었는데요. 바로 성남시에 위치한 분당이었습니다. 분당은 지난해 4분기 기준 0.9%의 공실률을 기록하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습니다.

상가 투자수익률 분당-강남-부천순 


더불어 수도권 최저 공실률을 기록 중인 분당은 수익률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4분기 분당의 상가투자 수익률은 2.30%를 기록했는데요. 전국 평균 수익률이 1.75%에 불과하고, 서울 전체 평균 수익률이 2.12%였으니 전국 평균은 물론 서울보다 높은 수익률을 방증한 셈이죠.

올 봄 공급을 앞 둔 ‘분당 지웰 애비뉴’ 관계자에 따르면 “분당구 거주민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권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 지난해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역 상업시설은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상주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권이 확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상가 공급이 뜸했던 지역이기에 새롭게 공급되는 상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상가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공실률과 수익률을 살펴라


이에 상가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상권 변화가 수치로 가시화되는 공실률과 수익률의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상가나 건물이 얼마만큼 비어있는지를 나타내는 공실률은 임대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가 되고, 수익률은 임대료 등 상가 운영을 통해 얻은 소득을 자산가치로 나눈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임대를 통해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요소입니다.

국내 주요 상권의 공실률과 수익률은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권 진화론의 시작

영국의 찰스 로버트 다윈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생물은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거나 도태되는 과정에서 생존에 적합한 방식으로 진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종의 등장은 기존 생물의 멸종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현재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수도권 상권지도도 경제학적 측면에서의 진화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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