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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도 주상복합아파트였어? 대한민국 주상복합 변천사

  • 일반
  • 입력 2019.03.18 11:00
  • 수정 2019.03.29 09:20

60년대에도 주상복합이? 

[리얼캐스트=취재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주상복합단지는 편리한 생활 환경 덕에 인기가 높습니다. 우리에게는 2000년대 초반부터 들어선 초고층의 주상복합단지가 익숙하지만, 사실 국내 주상복합단지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깁니다. 

우리나라에 주상복합단지가 첫 선을 보인 것은 1960년대입니다. 현재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세운상가가 그 주인공입니다. 1968년에 준공 된 세운상가는 단독주택 일색인 당시 주거공간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 이제적 누릴 수 없었던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유명 연예인이나 부호들이 둥지를 틀며 최고급 주거공간으로 이름을 떨쳤죠. 이를 기점으로 서울에는 대형 상가와 주거공간이 함께 들어서는 주상복합이 주를 이뤘습니다. 낙원상가, 유진상가 등 사대문 인근에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들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나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를 시초로 말이죠. 2002년 완공된 ‘타워팰리스’는 국내 주거문화를 진일보시킨 역작이었습니다. 쇼핑시설에서 더 나아가 수영장, 골프연습장, 연회장, 독서실 등이 단지 내부에 들어서며 굳이 외부에 나오지 않아도 쇼핑, 문화, 여가를 24시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어 ‘그들만의 성’이라 불릴 정도였습니다.  

결과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둥지를 틀었고, 부의 상징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타워팰리스를 필두로 시작된 초고층 주상복합 공급은 이후 전국 각지에서 이어졌습니다.

주상복합이 고급 주택의 상징이 된 이유?


그렇다면 주상복합단지가 왜 고급 주택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타워팰리스의 사례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우선적으로 당시만해도 생소했던 ‘초고층’ 주거공간이 그것입니다. 단지가 상업지구에 들어서는 덕분에 뛰어난 교통환경은 물론 일반 아파트와 달리 용적률이 높아 초고층으로 지을 수 있었던 것이죠. 

이에 주거공간 외에 단지 내부 시설로 골프연습장, 수영장, 연회장 등 초호화 커뮤니티 시설과 대규모 상업시설을 함께 구성할 수 있었고 덕분에 고급 주거시설로 조성되면서 편리한 생활환경을 갖추게 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 초고층 주상복합에 걸맞은 최신 공법과 최고급 마감재도 적용됐습니다. 

상업시설과 함께 들어서 우려되는 입주민과 외부인과의 동선도 타워팰리스는 분리했습니다. 보안과 안전을 위해 설계단계에서부터 기존 단지와 차별화 된 상품을 선보인 것이죠. 결과 랜드마크 라는 상징성과 단지 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이점에 부유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고급 단지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상복합의 진화, 대규모 복합단지로 실현되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지금, 주상복합단지는 또 다시 진보하고 있습니다. 여유로운 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사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쇼핑은 물론 문화, 레저, 여가생활이 가능한 대규모 쇼핑몰과 함께 들어서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광진구 더샵스타시티,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등은 단지 내 상가에 머물던 상업시설을 대규모 쇼핑몰로 확장하며 단지 내 거주민은 물론 일대 지역민까지 흡수하고 있습니다. 결과 ‘도시 속의 도시’로 거듭나며 상권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제는 복합단지입니다. 흔히 MXD(Mixed Use Development)라 불리는 복합주거단지는 주상복합의 의미에 교통, 업무, 문화, 교육이 한데 어우러진 단지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월드타워, 송파 파크하비오, 판교 알파돔시티 등입니다. 이들 단지는 초고층으로 대표되던 주상복합의 틀을 깨고 여러 개의 블록이 하나의 컨셉으로 조성되는 곳입니다. 이에 건축물에서 더 나아가 ‘도시 속의 도시’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규모는 커졌지만, 현실은 반쪽짜리? 대규모 주상복합단지의 위기


주상복합이 규모를 앞세워 지역을 대표하는 주거단지와 상권으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규모보다 실속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대규모 주상복합의 상업시설인 D상가는 지난 2016년 8월 입주 후 2년 여가 지난 현재도 일부 상업시설에 대한 임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형 서점 등 키테넌트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말에만 유동인구가 북적일 뿐 평일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최근에는 키테넌트 중 하나인 유명 한식뷔페도 문을 닫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쪽짜리 상권의 한계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애매한 위치 덕에 분양 당시부터 현재까지 미분양인 단지도 있습니다. 단일 주상복합단지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지로 주목 받았던 경기도 고양시의 D 주상복합단지는 입주를 시작한지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분양이 남아있습니다. 분양 초기에는 경의중앙선 직접 연결 통로의 편리함과 쇼핑몰, 게스트하우스, 독서실 등 뛰어난 생활환경을 자랑했지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주상복합도 이제는 실속의 시대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합리적 소비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규모보다는 실속을 챙기려는 움직임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최근에는 인근 상권, 주거환경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소규모의 주상복합단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부지가 없는 것도 소규모 주상복합단지의 등장 원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부천시 중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동’은 부천시청 인근에 위치한 공터를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해 분양에 나선 곳입니다. 단지가 들어서는 전체 대지면적은 1만 7143㎡로 타워팰리스 대지면적(3만 369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죠. 그러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은 알차게 갖춰 아파트는 평균 18.9대1, 오피스텔은 126대1, 상업시설은 최고 216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성황리에 분양을 마쳤습니다. 

올해 상반기 공급 예정인 ‘분당 지웰 푸르지오’도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실속 주상복합단지입니다. 분당구청 인근, 분당 노른자위땅에 들어서는 ‘분당 지웰 푸르지오’은 약 8천여㎡의 작은 부지에 아파트와 오피스, 상업시설이 한곳에 들어서는 실속형 주상복합으로 들어설 계획입니다. 

이러한 부지는 도심지에 위치해 평일에는 직장인을 주말에는 인근 상권을 방문하는 유동인구를 배후수요로 둘 수 있어 일주일 내내 사람이 모이는 이른바 주 7일 상권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생활환경도 이미 조성되어 있기에 상권 성숙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는 점도 강점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따라 변화 중인 주상복합 변천사.. 다음 모습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작은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생활 편의성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는 주거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주상복합은 고급 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거단지의 성격이 더 강하다”며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와 맞물려 ‘분당 지웰 푸르지오’처럼 공원과 인접하면서도 주거, 상업, 업무시설까지 다 갖추고 있는 실속형 주상복합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주목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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