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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금융화’ 은행들의 부동산 신탁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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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10 10:55
  • 수정 2019.05.22 09:42


신한금융, 금융지주 가운데 세 번째 부동산신탁사로 등극 


[리얼캐스트=박지혜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는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았습니다. 2006년 출범해 지난해 신규 수주액 900억원 규모로 커진 아시아신탁과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만난 셈입니다.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한 곳인 신한금융그룹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KB부동산신탁(KB금융)과 하나자산신탁(하나금융)에 이어 세 번째로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됐습니다.


빗장 열린 부동산신탁업…금융사, 증권사도 러쉬 


신한지주의 이 같은 행보는 10년만에 새로운 부동산신탁사의 탄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부동산신탁 시장에 뛰어드는 지주사들의 경쟁이 늘자 금융당국은 최대 3곳까지만 신규인가를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적극적으로 신탁사 인가를 준비했던 NH농협금융이 부동산신탁 인가전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최근 국제자산신탁을 품은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중대형 증권사들이 여전히 부동산신탁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이후 신규 진입이나 퇴출 없이 11개 회사의 운영체제를 유지하던 부동산신탁업계에 재편이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부동산신탁시장 5년새 4배 성장…황금알로 불린 부동산신탁업


금융사들이 부동산 신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11개 부동산 신탁회사의 순이익은 5047억원으로 5년 전(2013년, 1223억원)보다 약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성장세를 지속하던 부동산신탁시장은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50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대형 시중은행과 한 지붕인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요.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은 지난 2017년 319억원으로 5년새 약 4.5배 늘었고, KB부동산신탁의 경우 같은 기간 순이익이 17배 이상 불어났습니다.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회사에 부동산 개발이나 관리, 처분을 위탁하는 부동산신탁은 신탁 종료시 신탁재산은 수익자에게 돌아가고, 신탁사는 부동산 운용으로 인한 이자나 신탁수수료 등으로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수익성이 높고 기존 금융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로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사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토지나 건물을 보유한 고액자산가들은 금융사 계열 신탁회사에 부동산 신탁을 의뢰하는 추세입니다. 신탁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하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신탁 방식 재건축은 신탁사 수수료가 개발비용에 포함돼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줄어드는 데다 재건축 절차와 기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 


‘기대가 부담으로’ 부동산신탁업이 가진 한계 


다만 일각에선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데요. 현재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의 매출이 주로 재건축에 국한되는데 현재 서울, 수도권의 주택정비사업이 주춤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고, 신규 신탁사들의 경험이나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 점도 부동산 하강기엔 위기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방 뿐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주택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신탁사들의 의존도가 높은 서울 재건축시장이 위축되면서 신탁업체들의 매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부동산신탁시장 미래는?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이 지금까지는 좋았더라도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정부규제로 부동산시장의 성장세가 올해 들어 눈에 뜨게 둔화됐고, 신규 신탁사까지 신탁시장에 가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업체간 수익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장이 내놓는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수록 시장 규모도 커질 수 있습니다. 어쨌든 높은 신용등급과 자본력을 갖춘 우량업체들이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부동산신탁업을 선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제조업체 등 새롭게 신탁업에 뛰어들려는 곳들도 있어 신탁업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입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도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하지만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곳곳에서 위축된 모습들이 나오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특정 지역, 사업 등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 신탁시장도 양극화가 심해질 전망입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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