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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아파트에만 있다는 단지 내 수영장,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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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3 09:25
  • 수정 2019.07.10 10:39


커뮤니티 시설, 정말 다다익선(多多益善)?

[리얼캐스트=김다름기자]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지은 시설들을 말합니다. 때문에 ‘얼마나 더 좋은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는가’가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아파트의 가치를 올려 분양률을 높이고, 입주민 입장에서는 거주 환경이 좋아질뿐더러 입주 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다 보니 대단지이거나 대형 건설사에서는 커뮤니티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요.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점차 커짐에 따라 커뮤니티 시설도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때 고급 아파트에만 존재했던 실내 수영장이나 골프연습장은 요즘 신축아파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설 중 하나가 됐고, 최근에는 카페테리아에 조식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커뮤니티 시설의 종류와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일부 아파트에서는 커뮤니티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한다는데요. 1~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폐쇄를 하는 시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단지 내 수영장


폐쇄의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관리비 문제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이 많을수록 관리비는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 내 수영장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고 자녀 교육에도 좋아 입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뮤니티 시설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나 지방은 땅값이 저렴하다 보니 수영장을 가진 아파트가 속속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유지비가 유독 많이 드는 시설로 입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분쟁을 일으키며 폐쇄율도 높은 시설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수영장 시설 관리에는 물을 빼고 넣는 비용부터 전기세, 수질 관리를 위한 약품구입비, 청소비, 안전요원 고용비 등 많은 비용이 포함됩니다. 월 관리비는 평균 2만원에서 4만원 사이로 책정되는데 대부분 세대 전체가 나눠 내기 때문에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는 입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잦다고 합니다.

커뮤니티 시설 관리비에 대한 갈등은 사용자에게만 비용을 부담하라는 쪽과 가구 수로 나눠 다 같이 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의견차가 심한데요. 왜 사용하지도 않는 시설에 대한 돈을 내야 하냐는 불평이 많음에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사용자만 비용을 부담할 경우 평균 이용료가 상당히 인상되고 외부 사설 시설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져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가구 수별로 나눠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아파트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곧 아파트 가치 상승과 홍보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 같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소음과 습도의 문제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물놀이터의 경우 단지 내에 있다 보니 소음이 빠져나갈 공간이 없어 시끄럽고 놀이터 주변의 습도를 높여 불쾌함을 조성한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또, 놀이터 바닥으로 사용되는 우레탄의 부식으로 이어져 꺼리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다른 시설로 바뀌거나 사라진 경우가 생기는데요. 실제로 한강신도시 한가람 우미린 아파트의 경우 물놀이장이 있었으나 소음 문제와 안전문제로 현재 분수 시설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흥배곧의 SK뷰 아파트도 평일에는 운영하지 않고 주말에만 운영한다고 하고요. 아예 운영을 중단한채 보수공사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광명e편한세상센트레빌의 경우 소음문제로 수년간 주민끼리 갈등을 겪었는데요. 때문에 올해는 운영을 중단하고 내년 재개장을 목표로 공사 예정입니다. 

외부인의 출입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돈은 우리가 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용해 우리 애들은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는 불만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이 많은 아파트는 관리나 안전문제 때문에 오래전부터 외부인의 출입 및 이용에 대해 의견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다수의 아파트가 입주민 전용 팔찌나 머플러 등을 제작해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가 많지 않아 폐쇄되기도 합니다. 수영장의 시설이 작거나 관리가 부실한 경우인데요. 이용자 수가 적다 보니 관리 횟수를 더 줄이게 되고 입주민들은 점점 더 사용을 꺼리다 보니 점차 폐쇄 수순을 밟게 됩니다. 운남지구의 영종자이 아파트도 단지 내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로 홍보했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용산 신계e편한세상처럼 입주민들이 지인을 초청해주거나 전주 에코시티 더샵아파트처럼 외부인은 1만원을 내고 키즈풀을 이용하게끔 하는 방식으로 입주민과 외부인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아파트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개선돼야

이러한 현상이 생기게 된 원인은 ‘커뮤니티 시설은 곧 아파트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강조하다 보니 시공사에서 입주민의 지불능력이나 단지 규모 등 운영 요건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만들다 보니 생긴 현상입니다.

물론 운영이 잘되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도 있습니다. 단지 규모가 커 이용자 수가 많거나, 수질 관리나 안전을 책임져 줄 전문위탁업체를 고용한 경우 별 탈 없이 수년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외부인 출입 허용 여부 등 운영방식이나 관리에 따른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영장을 비롯한 커뮤니티 시설, 우후죽순격으로 마련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철저한 사후관리와 유지보수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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