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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3억원 ‘껑충’ 잠원동아 아파트…리모델링 집값 상승 ‘불쏘시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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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5 10:25
  • 수정 2019.07.12 11:04

"계약하자니 3천만원 올려 달래요"


 “전화 두 번 하는 사이에 가격이 일억원이 뛰었어요.”

“집을 계약하기로 구두로 결정하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는 사이에 주인이 가격을 3천만원 높였어요.”

[리얼캐스트=정원진 기자]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이하 잠원동아)의 가격이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억원에 실거래된 전용 84㎡가 불과 1개월 새 3억원이 뛴 19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아파트 리모델링 이슈가 재기되고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흘러가자 하루에 수천만원 이상씩 가격이 뛰고 있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잠원동아는 지난해 9월 전용면적 84㎡가 최고 18억3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후 9.13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거래량도 줄고 가격도 하락해 올해 4월 15억2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올해 6월에는 16억원에 거래되며 빠른 가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잠원동아의 경우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시간 단위로 가격이 뛰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확실해서 매물자체도 귀하다. 기다렸다가 20억원이 되면 집을 판다는 주인들도 있다. 작년 8월 분위기가 1년만에 재개 됐다”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리모델링 재수 도전하는 잠원동아, 이번엔 성공할까?

잠원동아는 2002년 7월 준공승인 3년 전 1999년 6월 30일 가승인 상태에서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법안은 준공 승인 후 입주가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가승인 상태에서 입주가 가능했었는데요. 1999년 입주 당시 전체 세대의 90%가 입주를 마무리했었고, 입주 후 16년이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언급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연령대가 높은 노인 거주민(이하 노인회)의 강력한 반대로 리모델링 계획이 무산됐었는데요. 입주 20년 차를 맞은 올해 리모델링에 대한 입주민들의 시선은 4년 전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처음 리모델링 계획을 반대했던 노인회 역시 리모델링을 반기는 분위기인데요.  

실제 지난 6월 22일 진행된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계자 선정을 위한 총회에는 360여 명의 주민이 참석하는가 하면 총 991세대 중 600여 세대가 아파트 리모델링에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추진위는 아파트 높이 3개 층을 증축해 용적률을 기존 315%에서 430%로 높이고 일반 분양분 148가구를 늘릴 계획인데요. 단지와 인접한 지하철 7호선 반포역을 아파트 단지 내에 포함시키고 최상층에 옥상 인피니티풀과 스카이라운지 등 스카이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추진위는 올 연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잠원동아는 반포역(7호선), 잠원역(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3·7·9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뉴코아 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 등 대형 유통 센터들이 인접해 있고, 경원중학교, 반원초등학교 등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학교가 인근에 많아 반포자이(2009년, 3410세대)와 신반포자이(2018년, 607세대) 등 새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일대의 대장주로 꼽혀왔습니다. 기자가 찾은 잠원동아는 20년차 아파트답지 않게 깔끔한 상태를 자랑했는데요.

60대 아파트 주민 B씨는 “아파트가 입주 20년차이지만, 소음이나 주차 문제도 없고 거주에 편안하다”라며 “위치가 워낙 좋고, 살기가 편해 그대로 살아도 문제가 없지만 리모델링 이후에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재건축 어려운 단지들, 리모델링으로 사업성 높인다 

아파트 리모델링 이슈는 서울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시키고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재건축 사업을 규제하자 일부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인데요.

잠원동에도 잠원동아(2002년 준공, 용적률 316%) 외에 잠원훼미리(1992년 준공, 288가구, 용적률 274%), 잠원한신로얄(1992, 208가구, 용적률 268%) 등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3개 단지는 모두 지은 지 30년이 되지 않았고 용적률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등에 따르면 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새 건물은 기준 용적률 250%(최대 300%)를 적용 받는데요. 위 3개 단지 모두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을 줄여 집을 줄여가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리모델링은 이 규정을 적용 받지 않습니다. 

리모델링은 옆으로 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과 높이를 올리는 수직 증축 방식이 있습니다. 정부는 2013년 법 개정을 통해 지은지 15년 이상된 아파트에 대해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시키고 있는데요. 리모델링을 하면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 확대가 가능하고, 15층 이상은 3개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까지 상향시킬 수 있습니다. 안전진단은 2차례 진행되는데요. 조합 설립 후 1차 정밀진단을 하고 주민 이주 후 2차 확인 진단을 합니다. 

잠원동아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잠원동아 리모델링은 수직증축과 수평증축 방식이 모두 논의 중이다”라며 “리모델링이 완성되면 구 평형을 기준으로 20평대의 매물은 30평이 되고, 30평 매물은 40평이 된다. 자기 부담금도 1억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공사기간을 포함한 기간도 재건축보다 짧을 것으로 기대돼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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