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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주택 설계트렌드 두가지 압축, 사우나 미세먼지 해결

  • 일반
  • 입력 2019.10.29 13:10
  • 수정 2019.11.14 09:44

20년을 관통한 설계의 정석, ‘성냥갑 아파트’ 


[리얼캐스트=취재팀] 1990년대까지는 소위 ‘성냥갑 아파트’라 불리는 판상형 아파트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동을 네모 반듯하게 설계하고 동 배치 역시 자로 잰 듯 나란히 배치한 형태입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입주 20년 이상 된 대부분의 노후 아파트들이 이러한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강남만 하더라도 1979년 입주한 대치동 은마아파트부터 도곡동에 위치한 1995년 입주단지 역삼럭키아파트까지 이러한 형태로 지어졌는데요. 성냥갑식 구조가 약 20년간 아파트 설계의 ‘정석’으로 여겨진 셈입니다. 

 초고층, 자연 모티브 외관… 부동산 호황기 장식한 호화 설계 

2000년대 들어서는 화려한 외관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택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합니다. 2002년 도곡동에 입주를 시작한 초고층 주상복합 타워팰리스가 대표적입니다. 총 3개 단지로 구성돼 최고 69층의 높이를 자랑하는 이 단지는 부자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부산 해운대 일대의 주상복합 단지들이 물결무늬, 파도, 꽃 등 자연을 본뜬 화려한 외관 디자인으로 주목 받게 됩니다.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2010년 입주), 해운대 아이파크(2011년 입주) 등이 해당 지역 대표 단지로 꼽힙니다. 각 세대 구성 역시 대형 타입 위주로 공급됐는데요, 부동산 호황기의 화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주택시장… 실속형 평면 설계의 시대 

 

이처럼 화려한 시기가 지나고 2010년을 즈음해서는 부동산 시장에 극심한 침체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바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 위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건설사들이 경영위기를 겪었고, 끝내 도산하는 사례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가파르게 치솟던 집값도 크게 내려 앉았습니다. 

이렇게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주택시장은 자연스럽게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재편됐습니다. 화려한 외관의 대형 타입 아파트 시대가 가고 실속형 평면의 중소형 아파트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수요자들이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 타입으로 몰리면서 건설사들 역시 4Bay, 알파룸, 팬트리 등의 다양한 공간 특화 설계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중대형 못지 않은 중소형 타입”을 목표로 제한된 면적에서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거죠. 

게스트하우스, 노천탕 사우나… 커뮤니티로 확장된 설계의 진화 

실속형 설계, 수납공간 극대화 등에 집중하던 시기가 지나고 최근 들어 주택시장은 또 한 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입니다. 단지 내에 미니 카약장과 수영장을 두고 있는 반포자이 등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에만 소수 적용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에서 속속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규분양 단지 중에서는 대림산업이 지난 25일 경남 거제에 주택전시관을 개관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가 이에 해당됩니다. 이 단지에는 각각의 별채로 게스트하우스 3채가 들어서고 노천탕이 있는 사우나시설도 함께 조성됩니다.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피트니스센터를 바다조망이 가능하게끔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커뮤니티시설의 특화 열풍은 오피스텔에까지 번졌습니다. 건대입구 인근에 공급된 ‘더라움 펜트하우스’의 경우 사우나, 인피니티풀 등의 멤버쉽 커뮤니티가 조성됩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설계 특화로 주목받은 이 단지는 10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3개월 만에 계약을 모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탄에 공급된 ‘동탄 더샵 센텀폴리스’ 역시 단지 내에서 인피니티풀 등을 이용할 수 잇습니다.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미세먼지… 첨단 시스템으로 해결 나선 건설업계 

첨단 시스템의 적용도 최근 주거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 역시 아파트에 각종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 똑똑한 아파트 만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의 개발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대림산업은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개발했는데요. 통합공기질 센서와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환기와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시스템으로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에도 적용됩니다. 포스코건설도 스마트홈 시스템 ‘아이큐텍(AiQ TECH)’를 론칭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해 보안, 편의 등의 기능을 갖춘 시스템으로서 11월 수원에 공급하는 ‘광교산 더샵 퍼스트파크’에 적용됩니다. SK건설도 최근 분양을 시작한 ‘루원시티 2차 SK 리더스뷰’에 통학버스 대기공간 내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GS건설도 자회사 자이S&D와의 협업을 통해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을 개발해 신규 분양 단지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

이처럼 최근의 아파트 설계 트렌드는 세대 내 공간 구성에 국한되지 않고 커뮤니티시설, 첨단시스템 등 세밀한 부분까지 공략하는 추세입니다. 주택수요층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만큼 보다 다양한 부분의 완성도까지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에는 시장 조사, 데이터 분석 등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려는 노력과 기술력의 발전이 더해져 공급자의 입장에서 설계되던 아파트에서 수요자 중심의 주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고려한 유력 건설사들의 새 주택브랜드 론칭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아파트의 설계,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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