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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이 로또가 되면 왜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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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9 09:45
  • 수정 2019.12.05 09:17


분양가 상한제가 과천에 미친 영향은?

[리얼캐스트=김인영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이후 집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11월 11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9% 올랐습니다. 이는 강남4구(서초구, 송파구, 강남구, 강동구)가 지속적인 집값 상승을 기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초구 0.14%, 송파구 0.14%, 강남구 0.13%, 강동구 0.11% 상승되며, 서울 아파트 주간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과천시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보다 더 높은 오름폭을 보여 이목을 끌었는데요. 과천시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 제외 지역으로 11월 11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17.6에서 118.8로 전주대비 0.97% 올랐습니다. 전년 말 대비해서는 5.28%의 오름폭을 기록한 수치입니다. 현재 과천시는 매매만이 아니라 전셋값도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11월 2주차)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 주간변동률을 보면 전주대비 0.8%(105.7→106.5), 전년말대비 무려 6.48%나 상승했습니다. 이는 과천시의 '로또 분양'을 노리고 전세로 입주한 이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어난 결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독 과천시에 '로또 분양'을 노리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과천시는 무주택자가 1년 이상 거주하면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동 공공주택지구,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택지 분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분양가가 저렴해서 청약 당첨만 된다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청약 당첨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둘째로, 과천은 '준강남'이라 불리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췄습니다. 우면산을 중심으로 강남과 구분되기 때문에 과천시에서 서울 강남권으로의 이동이 편리합니다. 과천시에 있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서 2호선 사당역까지는 12분, 2호선 강남역까지는 24분이면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렇다 보니, 서울과 인접하면서도 서울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은 과천시로 사람들은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과천시는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이 마감된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청약 경쟁률이 서울보다 낮습니다. 과천시의 청약이 미달로 끝을 맺는 결정적 이유는 과천시의 인구수에 있습니다. 과천시의 인구는 5만8,000여명으로, 이중 청약 1순위에 해당되는 인구는 3만명 정도입니다. 애초에 청약 1순위에 해당되는 인구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이 미달로 마감되는 일이 많은 것입니다. 

일례로 올해 5월 분양한 '과천자이'는 17개 타입 중 8개 타입에서 1순위 당해 지역이 미달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과천시는 아직 청약 1순위에 해당되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청약 당첨 확률이 서울 신축 아파트보다 높아 '로또 분양'을 노리는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전세가 비싸도, 매물이 없어요~” 과천 전세 품귀 현상

과천 아파트의 ‘로또 분양’을 노리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과천시는 전세 품귀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무주택자로 1년이상 거주하면 청약 1순위 자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세로 과천시에 입성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전세 물건이 희귀하게 되면서 과천 아파트 전셋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가 그 예인데요. KB부동산 리브온 시세 자료를 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 전세가격은 지난해 11월만해도 7억7,500만~8억5,000만원 선의 시세를 보였으나 현재(2019년 11월 15일) 8억9,000만~9억3,000만원의 전세 시세를 형성 중입니다. 1년 사이에 전세가격이 최소 8,000만원, 최고 1억1,500만원가량 상승한 것입니다. 

과천시 원문동에 위치한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 전세 시세도 마찬가지입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11월 7억5,500만~8억2,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 전용 84㎡ 전세가격은 현재(2019년 11월 15일) 8억1,500만~8억7,500만원으로 1년남짓한 기간 동안 5,500만원가량 뛰었습니다. 이처럼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 무엇보다 문제는 과천 부동산 전세가격이 쉼 없는 뜀박질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 매물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거죠.

과천시의 전세가 상승과 품귀 현상에 대해 과천시 별양동에 위치한 A 부동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전세 매물이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금방 나간다”면서 “지금도 전세 나오면 연락 달라고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덧붙여 “전세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매물이 없어 지금 전세 계약 끝나가는 사람들은 걱정이 많다”라며 과천시 전세가 폭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과천,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전세 품귀 현상과 ‘로또 분양’으로 과천 부동산 거품론은 더욱 부풀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과천에 터를 잡고 오랜 기간 실거주해오던 토종 지역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다시금 청약 1순위 조건과 분양가 상한제 제외 지역이라는 조건을 점검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또 분양’으로 떠오르기 전 과천시는 인구수도 적었고, 분양가 상한제라는 이슈가 없어 현재와 같은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또 분양’의 상징으로 과천시가 떠오르면서 외부 인구 유입 비중이 높아진 만큼 과거의 청약 1순위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 섭니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 제외 지역으로 과천시가 지정됐지만, 현재 아파트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까지 폭등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천 부동산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그 흐름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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