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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양시장, 소형 대박 날 때 ‘대형’ 초대박 터졌다

기자명 김영환
  • 일반
  • 입력 2019.12.16 09:50
  • 수정 2019.12.30 09:47

전용 114㎡ 경쟁률 711대1

[리얼캐스트=김영환 기자] 서울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달 11일부터 1순위 청약을 받은 신길뉴타운 ‘더샵파크프레스티지’는 일반공급 총 187가구 모집에 2만 1,367명이 청약해 평균경쟁률 114대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르엘대치(273가구, 대치동)와 효창파크뷰데시앙(384가구, 효창동)이 각각 212대1, 186대1을 기록한 이후, 강남3구∙마용성도 아닌 지역에서 나온 100대1 이상의 경쟁률입니다.

 

더샵파크프레스티지 청약에서는 특히 대형 평형의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전용 59~114㎡ 총 6개 타입이 일반공급 물량으로 구성된 가운데, 9가구가 공급된 전용 114㎡에 6,405명의 청약자가 몰려 경쟁률 711대1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59A㎡ 타입이 모은 청약자 5,090명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대형 평형 청약경쟁률 100대:1은 예사 … 하늘 찌르는 인기

올해 하반기에는 소량의 대형 물량이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해 왔습니다. 10월에 분양한 역삼센트럴아이파크(499가구, 역삼동) 전용 114㎡의 경우 4가구 모집에 1,809명이 몰려 경쟁률이 452대1에 달했습니다.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1,945가구, 거여동) 전용 108㎡(일반분양분 10가구)도 경쟁률이 339대1이었습니다.

이 단지들의 주력 타입은 전용 84㎡였습니다. 역삼센트럴아이파크에서 가장 일반분양분이 많았던 전용 84A㎡(일반분양분 101가구)는 청약경쟁률이 46대1이었고,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의 주력 타입인 전용 84C㎡(일반분양분 176가구)도 36대1이었습니다. 대형의 청약경쟁률이 주력 타입에 비해 10배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대형 인기 이유는? 

대형 면적은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정착하면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정책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1주택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시세 20억원인 대형과 10억원인 중형 주택이 있다면, 대형의 가격 상승률이 중형의 절반이라도 같은 규모의 차익이 발생합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시 전체 아파트의 평균 상승률은 1.04%입니다. 규모별로 한정하면 중형(전용 60~85㎡ 이하)의 가격상승률은 1.06%, 대형(전용 85㎡ 초과)은 1.07%였습니다. 중형이 한 달 동안 평균 927만원 상승할 때 대형은 평균 1,469만원 상승한 셈입니다. 특히 서울은 신축 대형 주택이 희소해서 공급과잉 내지는 수요위축의 위험이 적고, 중형과 가격상승률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형의 가격상승률이 중형보다 낮았던 달은 4∙7∙8∙9월 뿐입니다.

대형의 다른 인기 이유로는 가성비도 있습니다. 대형은 소형에 비해 전체 분양가는 높지만 단위 별 분양가로는 더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더샵파크프레스티지 전용 59A㎡형의 3.3㎡당 분양가는 2,254만원이었습니다. 반면 전용 84B㎡는 2,146만원이었으며, 전용 114㎡는 1,916만원이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서울 전용 85㎡ 초과 일반공급물량, 단 190가구

더샵파크프레스티지 대형 물량의 선전은 9억원 미만의 분양가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이지만,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에서 시작된 ‘대형 사랑’이 하반기 호황에 힘입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은 전용 85㎡ 초과 주택의 공급이 한정적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서울에는 총 1만 4,368가구의 아파트가 분양했습니다. 이 중 전용 85㎡ 초과 물량은 1,404가구가 공급되었는데요. 이 중 일반분양분은 단 190가구에 불과합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서울은 주택 공급의 약 8할을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대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조합원들이 대형 물량을 쓸어가고 있어 일반분양시장에서는 씨가 마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7월에 분양한 서초그랑자이(1,446가구, 서초동)는 전용 85㎡을 초과하는 주택이 440가구이지만, 이 중 일반분양분으로 나온 건 단 3가구에 불과합니다. 분양관계자는 “이마저도 분양성적을 우려한 시공사가 조합을 설득해서 뽑아낸 물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B씨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 의한 공급 위축 우려가 대기수요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대형의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건 서울의 주택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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