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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족 사로잡는 초(超)고급화 주거시설… 없어서 못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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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5 10:40
  • 수정 2020.06.05 09:15


주거시설 초(超) 고급화 열풍, 소형까지 ‘귀하신 몸’


[리얼캐스트=민보름 기자] 한 채에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초호화 오피스텔이 부동산 시장에 반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비싸면 잘 안 팔린다’는 통설이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초(超) 고급화’ 단지의 시작은 2010년대 중후반 특화 설계, 호텔급 서비스를 장착한 주거시설에서 비롯됐습니다. 대표적인 단지가 성수동 트리마제입니다. 이 단지는 국내 아파트 최초로 조식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스파,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등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며 주거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킵니다.

이에 기존에 엿볼 수 없던 차별화된 상품의 가치는 시세에 고스란히 반영돼 지난해 11월, 트리마제 전용 35㎡는 14억2,000만원에 실거래가 됐습니다.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최고 5억3,000만원선이었습니다.

부유층이 즐기던 상류층 라이프, 출발은 강남권 오피스텔


고급화된 초소형 아파트 이전 고급 주거시설의 출발은 강남권 오피스텔입니다. 강남에 직장을 둔 전문직 종사자의 세컨드 하우스로 인기가 있었던 데다, 법인 명의 계약을 통해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주변 아파트 시세를 뛰어넘는 높은 분양가에도 순조롭게 ‘완판(완전판매)’ 되었죠.

수년째 국내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텔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청담동 소재 피엔폴루스(2007년 준공)가 그 예입니다. 전용 88㎡부터 316㎡까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피엔폴루스의 경우 청담동 대로변에 자리해 있어 정재계 인사와 전문직 종사자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이 피엔폴루스 최고층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최순실도 한 때 이곳에 월세로 거주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최고의 부호들이 거주하는 만큼 피엔폴루스는 보안이 철저하고 들어서 있는 상업시설은 신세계가 직접 보유하고 있어 철저한 관리 하에 운영 중입니다. 

포미족 겨냥, 소형 오피스텔도 초고급화 바람 


그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고급 오피스텔이 최근 몇 년 새 부동산 경기 호황과 아파트 고급화 바람에 힘입어, 중소형 오피스텔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1룸~2룸형 오피스텔에도 특화 설계 및 고급 공용시설 등이 적용되면서, ‘상류층 라이프’를 추구하는 싱글족과 신혼부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말 분양한 더라움 펜트하우스입니다. 전 타입 복층형 설계와 4.5m의 높은 층고, 상층까지 이어지는 거실 통유리로 고급 오피스텔의 기준을 새롭게 쓴 이 단지는 루프테라스, 인피니티풀, 사우나, 피트니스, 조식 서비스 등 최근 고급 단지들이 선보인 구성들도 두루 갖추며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모두 팔려 나갔습니다.

지난해 8월 공급된 브라이튼 여의도 역시 전용 59㎡ 이하 소형 오피스텔로서는 드물게 입주민 전용 라운지, 피트니스, 세탁물 처리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3.3㎡ 당 4,100만원에 분양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15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습니다. 

고급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는 지방도 예외는 아닙니다. 올해 2월 청약을 마친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는 여수시 웅천지구 마리나 항만을 영구조망할 수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피스텔로서는 드문 통창 복층형 구조를 선보였습니다. 또한 피트니스클럽, 옥상 정원 등 커뮤니티 시설에서도 마리나 항만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해 최고 4대1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달 중 선보일 수원역 가온팰리스 오피스텔도 세대 내부에 중형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드레스룸과 펜트리가 도입됩니다. 일부 세대는 와이드형 주방과 복층형 다락방 구조가 설계되죠. 또한 대형 피트니스 센터와 공유 오피스, 옥상 정원, 호텔식 조식을 제공하는 공간 등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올 예정으로 수요층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죠. 이 단지는 외부에서 비스듬하게 설치되는 사선형 창틀과 건물 중앙을 비워 창을 내고 휴게공간을 만드는 ‘ㅁ’자형 설계로 채광과 개방감이 높아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수원역 가온팰리스는 전용면적 22~28㎡ 소형 오피스텔 696실과 테라스형 상업시설로 구성됩니다.

사실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의 꽃’으로 명명될 정도로 초저금리 시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가져다 주는 대표적인 재테크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찾는 만큼 우후죽순 공급됐고 이를 대체하는 초소형 아파트의 등장으로 ‘사는 즉시 감가상각이 되는 상품’으로 전락했죠.

하지만 고급 주거문화를 선망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호텔급 오피스텔은 또 다른 주거 트렌드를 리딩하는 마중물이 되고 있습니다.

임채우 KB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난해부터 청약한 오피스텔 단지들을 살펴보면, 고급화 여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린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입지를 기본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상품은 그 희소성에 더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가격으로 입증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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