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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는 ‘송파~하남간 도시철도’… 향방은?

기자명 김영환
  • 일반
  • 입력 2020.07.15 10:00
  • 수정 2020.07.23 11:59

감일지구 “3호선 연장 약속 지켜야’” vs 국토부 “사업성 떨어져” 

 

[리얼캐스트=김영환 기자] 교산신도시 교통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사업성이 떨어지는 3호선 연장 계획을 접어두고 경전철 등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하남 감일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원안을 고수하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갈등의 발단은 5월 21일 국토부가 발표한 ‘하남교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쳐 ‘송파~하남 간 도시철도’를 비롯한 20개 사업에 2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송파~하남간 도시철도’ 계획을 받아든 하남 감일지구에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사업명에서 ‘3호선 연장’이 빠진 것은 물론, 감일역 신설에 관한 내용이 빠지고 오금역으로 특정되었던 시작점도 송파구를 향하는 화살표로 대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부터 “3호선 연장 계획이 백지화된 것 아니냐”라는 불안이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국토부는 2018년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에서 3호선을 오금역에서 덕풍역까지 연장하고, 교산지구(2개)와 감일지구(1개)에 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교통대책(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결국 지난달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준비한 설명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습니다. LH는 설명회를 통해 추진 경위 및 사전타당성 용역 중간보고 결과 등을 설명하며 경전철∙트램 등 대안을 다룰 예정이었는데요. 설명회는 감일지구 주민 등 100여 명이 ‘3호선 연장 원칙’을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하여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잠실까지 20분, 강남까지 30분”, 국토부가 제시한 대안은? 

설명회 이튿날, 국토부가 설명자료를 통해 밝힌 3개 안은 △3호선 연장(오금역~하남시청역) △지하 경전철(잠실~하남시청역) △지상∙지하 트램(잠실~하남시청역) 안입니다. 원안인 3호선 연장안 외에 2개 대안을 더 제시한 것입니다.

첫 번째 대안은 잠실역(2∙8호선)에서 송파나루역(9호선), 오금역(3∙5호선)을 거쳐 하남시청역까지 15.8km 구간에 지하 경전철을 연결하는 안입니다. 감일지구 한 곳, 교산신도시 세 곳으로 총 4개 역이 신설됩니다. 

이 대안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1조 4,135억 원으로 원안(1조 3,921억 원)보다 214억 원이 늘어나지만, 운영비가 235억 원으로 원안(362억 원)보다 크게 줄어듭니다. 209억 원으로 추산되는 연간 운영비 손실도 28억 원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문제는 수송 능력입니다. 중전철은 최대 10량 1편성이 가능하고 1량당 차량 정원도 200명에 달하는 반면, 경전철은 최대 6량 1편성에 차량 정원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시간당 수송능력으로 계산하면 중전철은 4만 8,000여 명 수준이지만 경전철은 시간당 최대 2만 8,800명 정도에 그칩니다. 국토부는 첨두시(러시아워) 배차간격을 10분에서 2~4분으로 줄여 수송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두 번째 대안은 잠실역(2∙8호선)에서 몽촌토성역(8호선), 한성백제역(9호선)을 지나 하남시청역(5호선)까지 14.8km 구간에 무가선 트램을 연결하는 안입니다. 송파구 구간은 지상에 건설되며, 감일지구 일대를 지하로 통과한 후 교산신도시에서 다시 지상으로 나오는 형태입니다.

이 노선은 사업성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총 사업비는 6,747억 원으로 원안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고, 운영비는 연간 155억 원에 그쳐 연간 12억 원의 이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송능력은 경전철보다 못하고, 지상구간으로 트램이 운영되므로 차선이 줄어들어 민원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전문가 A 씨는 “잠실로 연결하는 방안이 사업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안들은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잠실 일대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잠실 주민 입장에선 차선을 잠식하는 무가선 트램은 물론, 앞서 싱크홀로 몸살을 앓은 바 있어 지하로 경전철을 연결하는 방안도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호선 연장 백지화는 분양사기다” 감일지구 민심 들끓어 

감일지구 주민들은 발 빠르게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6월 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관련 청원은 1개월 사이 5천여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3호선 감일, 교산 연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예타도 면제한다는 발표를 듣고 감일에 분양 받는 서울시민”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청원자는 “정부가 확정 발표하고 LH에서 홍보한 3호선 하남 연장을 믿고 감일에 분양 받은 입장으로는 3호선을 빼앗기는 기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국토부가 3개 노선 안을 공개하며 모든 대안이 감일지구를 통과한다는 점을 시사했으나 지역 내 여론은 여전히 나쁜 상태입니다. 도심권과 강남을 관통하는 ‘황금노선’ 3호선에 경전철을 비교할 수 없으며, 감일지구 분양 당시 LH 등 공급주체들이 ‘3호선 감일역 확정’이라고 홍보한 점에 미루어 “3호선 연장안을 백지화하는 것은 분양사기”라는 것입니다.

국토부는 “송파~하남 도시철도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한발 물러서는 한편, “3호선 사전타당성 용역 과정에서 잠실까지 이어지는 지하 경전철과 트램 등 2가지 대안이 제안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이어 “하남~송파 도시철도는 실질적으로 하남교산 입주 예정자들이 모두 부담하는 사업”이라며, “하남교산 입주 예정자와 기존 하남시민의 교통편익, 후속절차의 신속한 추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주민∙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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