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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거리 줄였더니 삶의 질 쑥... 직장인이 선호하는 입지는?

기자명 이시우
  • 일반
  • 입력 2020.07.31 09:55
  • 수정 2020.08.10 09:42


시간 빈곤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


[리얼캐스트=이시우 기자]출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과 만족감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19년 영국 엑시터대 루치아나 토르카티 교수 연구팀은 직장인 2만8438명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에 따른 정신 건강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정규 시간 외 교대 근무가 잦은 사람일수록 우울증 발생률이 정규 시간 근무자에 비해 무려 33%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작가 브리짓 슐트는 현대인을 ‘시간 빈곤자(Time poor)’라 명명했습니다. 시간 빈곤자란 1주일간 총 근무 시간에 대비해 자기 계발, 여가, 휴식 등의 시간이 부족한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요. 대부분 현대인이 시간 빈곤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죠. 시간의 빈곤은 결국 마음의 병을 키우기 마련입니다. 2017년 WHO는 전 세계 인구 4%에 해당하는 3억22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2030년에는 우울증이 인류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질병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늘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지만 재충전할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대안은 없을까요?

매주 반나절 이상을 길에 소비하는 현대인들

 

그렇게 여유가 부족한 현대인들이 최후로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직장을 바꿀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 최선의 선택은 직주근접이었습니다. 직장 근처로 집을 옮기자. 이른바 출퇴근 시간이라도 줄여 삶의 질을 높여보자는 것이죠.

올해 4월,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수도권 교통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미난 통계를 하나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 시민은 출근 시간에 평균 1시간 27분을 소요한다고 드러났습니다. 별거 아닌 듯하지만 OECD 평균 출퇴근 시간(28분)의 3배가 넘는 시간입니다. 주 5일 근무로 환산하면 총 14시간 30분, 하루의 절반 이상을 길에 버리는 셈입니다.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에 주목

직주근접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공통으로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에 주목합니다. 전통적으로 대규모 산업단지나 중심업무지구와 가까운 지역일수록 그 가치는 높게 평가돼왔습니다. 신도시 중에서도 베드타운과 자족형 도시가 차이가 있듯 말이죠.

기존 주거 시설 위주의 베드타운은 배후 수요 부족으로 발전이 더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산업단지 인근의 주거지는 업무, 교육, 여가, 쇼핑 등 각종 생활 인프라가 지속해서 확충되므로 향후 시세 상승이나 지역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무엇보다 편리한 출퇴근은 직장인에게 워라밸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삼성 디지털시티가 시세에 미치는 영향

 

이에 단지 인근에 산업단지를 갖춘 곳일수록 그렇지 않은 곳보다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을 보여왔는데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는 2013년 1만여 명을 수용하는 모바일연구소(R5)를 완공하면서 현재 3만4000여 명이 근무하는 초대형 산업단지로 성장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인근의 단지 중에서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영통(2017년 8월 입주)이 디지털시티에 바로 인접한 단지로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이 단지는 2018년 2월 전용면적 84㎡(19층)가 5억1000만원에서 2020년 7월 동일 면적 20층이 8억6500만원으로 2년 반 만에 무려 3억5000만원 이상 상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시티와 멀어질수록 시세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을 볼 수 있는데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 자리한 수원아이파크시티 5단지는 디지털시티와 약 4km 정도 떨어졌음에도 2018년 3월 전용면적 84㎡ (14층)가 4억4000만원에서 2020년 6월 동일 면적 13층이 6억원으로 1억6000만원 상승하며 앞서 힐스테이트 영통과 비교해 절반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삼성과 LG가 선택한 평택, 산업단지 들어서는 김포 등… 수도권 산업단지의 힘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춘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도시 첨단산업단지 역시 인근 단지 시세에 영향을 끼친 바 있습니다. 첨단산업단지 인근 고덕신도시 자연앤자이(2019년 7월 입주)를 예로 들면 전용면적 84㎡가 2019년 12월 15층이 3억7200만원에 거래됐으나, 2020년 6월 19층이 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반년 만에 1억 넘게 올랐습니다. 이런 사실 속에 평택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첨단산업단지로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평택 배다리생태공원, 용죽공원과 인접한 평택 용이동에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비전 센터포레를 분양할 계획입니다. 

김포의 경우 대곶지구 E-City 복합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입니다. 김포시 대곶면 거물대리 일원에 약 515만7660㎡ 규모로 첨단 산업과 대규모 비즈니스 업무단지가 들어서는데요. 김포에는 이미 학운일반산업단지 등이 조성돼 있고 다섯 번째 학운산업단지가 추가로 조성되는 등 직주근접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8월에는 김포시 통진읍 마송지구에서 e편한세상 김포 어반베뉴가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방 산업단지들의 만만찮은 선전

지방지역의 경우 산업단지가 끼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창원, 마산처럼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도시의 경쟁력을 만든 곳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때문에 직주근접의 중요성이 높았는데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자리한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우리나라 동남권의 대표적인 국가산업단지로서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올 초 전국 7개 산업단지형 자유무역지역 중 공장 가동률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특히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 마산시의 원도심인 마산회원구에는 재개발 등의 정비사업으로 도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창원에서는 대림산업이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인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을 회원동에 공급합니다. 이 단지는 적은 주거비 부담으로 최대 8년간 거주할 수 있으며,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은 창원 교방동에서 창원 교방 푸르지오 더 플래티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입니다.

또한 경남 밀양에서는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가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밀양시 내이동 일대는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이 있는 법조타운 등이 있어 선호도가 높은데요. 지난해 9월 쌍용 더 플래티넘 밀양, 올해 7월 밀양나노시티 한신더휴가 입주하는 등 신축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경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밀양 나노밸리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근무시간 자체를 줄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직주근접’의 가치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주근접 요건을 갖춘 새 아파트, 신규 분양단지들을 선점하는 것도 향후 분양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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