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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옆 동네 수색증산, ‘뉴타운=불패’ 신화 잇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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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4 09:05
  • 수정 2020.08.31 10:33


DMC 이름 단 서쪽 경의중앙선 라인, 공사가 한창

 

[리얼캐스트=민보름 기자] 긴 장마가 지나고 찜통 더위가 한반도를 덮친 8월 중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근처 한 공사장 펜스 너머로 황색 먼지가 휘날렸습니다. 대형 공사 차량의 행진은 옆 동네 가좌동에서 증산동으로 넘어온 듯 했습니다.

공사장 근처를 지나던 주민 김 아무개 씨(26세, 학생)는 “동네가 공사장이 된지는 오래됐다”면서도 “당장은 불편하지만 어른들은 옆 동네 가재울뉴타운처럼 발전할 거란 생각에 기대가 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수색증산뉴타운이 있는 이곳은 마포구(상암동), 서대문구(북가좌동ㆍ남가좌동), 은평구(수색동ㆍ증산동)이 만나는 특별한 위치입니다. 

서울의 대표 부도심,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있는 상암과 경의중앙선 철도로 나뉜 가좌동, 그리고 수색동, 증산동은 상암과 마포, 여의도가 인접한 준수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홀대를 받아왔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이 정비되지 않고 노후화 되었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공사장 주변에선 이런 노후화의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권 경쟁력이 있는 곳은 상가 주인과 상인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신축 건물이 들어서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권이 크게 발달하지 못하고 노후화된 주택들이 넓게 분포한 반대급부로 이 지역 뉴타운 사업은 비교적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었습니다. 

2009년 첫 입주를 시작하며 비교적 사업 추진이 빨랐던 가재울뉴타운은 현재 개발 막바지에 이르면서 1군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자리잡은 상태입니다. 인접한 상암 DMC(디지털미디어시티) 이름을 따, 새 아파트 단지명엔 모두 DMC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입주를 시작으로 개발 밑그림이 실현되고 있는 수색증산뉴타운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상황입니다. 지하철 6호선 및 상암 접근성에 있어 가재울에 전혀 뒤지지 않기 때문이죠. 

분양가 2배된 수색ㆍ증산 아파트, 수백 대 1 경쟁률은 기본

 

수색증산뉴타운에 대해 더욱 기대하게 하는 것은 가재울뉴타운 아파트의 현 시세인데요. 가재울 뉴타운의 대장 격인 ‘DMC파크뷰자이’는 지난 7월 전용면적 84㎡가 최고 12억 6,500만원에 실거래 되었으며, 현재 13억~13억 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4억원 후반 대~5억원 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5배 오른 셈이죠. 이에 따라 후발주자인 불광천 넘어 수색증산뉴타운의 미래가 기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첫 입주를 시작한 DMC롯데캐슬더퍼스트는 분양 후 3년 만에 분양가의 2배가 넘는 시세가 형성되었습니다. 수분양자는 6억원이 넘는 이익을 본 셈이죠. 수도권 집값 상승이 본격화된 2017년 분양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신축 단지로서 더욱 수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부동산 침체기인 2013년 분양한 DMC파크뷰자이에 비하면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했습니다.

아현뉴타운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돈의문뉴타운 ‘경희궁자이’ 역시, 한때는 분양가가 너무 높으며 주변 환경이 정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분양이 나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과거가 무색할 정도로 불과 몇 년 만에 뉴타운 단지들이 서울 도심 재개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면서 ‘뉴타운=불패’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공급된 수색증산뉴타운 단지만 4개인데요. 이 4개 단지가 모두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초역세권으로 이 지역 대표 단지로 꼽히는 DMC센트럴자이(증산2구역)는 128.7대1이라는 평균 청약경쟁률로 마감되었으며, 최고경쟁률은 308.25대1로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59㎡타입에서 나왔습니다.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수색13구역)의 경우 전용면적 102㎡ 타입에서 최고 경쟁률이 나왔는데요. 85㎡ 초과 세대라 5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았다는 점, 최고 분양가 7억9,160만원으로 중소형 타입에 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점이 작용해, 불과 4세대 공급에 해당지역에서만 7,907명이 신청했습니다. 

이 단지들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를 보면, 2017년 분양한 DMC롯데캐슬더퍼스트에 비해 2억원가량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한 평균 분양가는 3.3㎡ 당 1,900만원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 주변 시세보다 5억원 넘게 저렴한 것은 물론 고양시인 덕은지구 아파트 분양가보다 낮다는 이유로 일부 재개발 조합원의 반발이 있었는데요. 8월 분양신청 단지부터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적용됨에 따라, 조합 측은 결국 HUG 분양가에 따라 일반공급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수색증산뉴타운 단지들은 수도권 무주택자에게 개포 재건축, 과천 지식정보타운, 흑석뉴타운, 신길뉴타운의 뒤를 잇는 ‘로또 분양’ 성지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속속 발표되는 DMC 교통호재, 지역 가치 견인

이러한 뉴타운은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재정비 촉진사업을 진행하는 곳을 뜻합니다. 애초에 도시계획에 따라 개발된 강남에 비해 난(亂)개발된 강북지역을 재정비해 ‘남북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죠. 

따라서 기존 재개발 사업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도시구획 재정비와 주차, 하수도, 도로, 공원시설의 개선이 가능한 대규모 정비사업이 바로 뉴타운입니다. 즉 수색동과 증산동에 걸쳐 있던 노후화된 주택가가 깔끔하게 정비된 ‘미니 신도시’로 거듭나게 된다는 뜻이죠. 뉴타운 효과는 인근 가재울뿐 아니라 욍십리, 흑석, 길음, 장위 등 주요 지역에서 충분히 검증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둘러싸고 각종 교통호재까지 이어지면서 수색증산뉴타운의 미래가 더욱 밝아지고 있습니다. 기존 ‘트리플역세권(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이 원종홍대선과 강북횡단선의 합류로 ‘메가역세권’으로 진화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 등장한 원종홍대선은 부천시 원종역(소사~대곡선 예정)부터 홍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입니다. 따라서 마곡, 부천과 직통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지난해 12월, 해당 노선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서 지하철9호선과 같은 급행열차를 도입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출퇴근 교통 수요를 잡는데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북횡단선(목동역~청량리역)은 2019년 2월 서울도시철도망 확충계획에 포함된 경전철 노선입니다. 서울시는 강북횡단선에 대해 “강북의 9호선 기능을 수행하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당 노선은 25.72㎞ 길이로 북한산을 관통하며 청량리역에서 서대문, DMC 등 강북 주요 업무지구부터 서남부 등촌, 목동까지 이어집니다. 1호선, GTX-C, 면목선, 경의중앙선, 5호선과 연결되며, 3호선, 6호선, 우이신설선, 서부선, 9호선까지 환승이 가능합니다. 

한편 서부선은 새절역에서 여의도를 거쳐 서울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경전철로 역시 서울시 도시철도망 계획의 일부입니다. 신규 노선들은 빠르면 2028년까지 완공되며, 기존 노선에서 부족했던 서남부 및 강남 업무지구 접근성 또한 대폭 개선될 전망입니다.

지난 18일 조달청과 은평구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수색역의 통합 지하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노선과 신규 노선 간 연계를 강화하고 지상철인 경의중앙선 철로로 인해 분리되었던 상암과 수색증산뉴타운 간 접근성 또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산동 소재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동네는 상암, 마곡, 여의도, 강북 등 대형 업무지구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재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새로운 전철 노선까지 개통되면 날개는 다는 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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