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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고점 찍은 은마·잠실주공5…강남발 전세난민 양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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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5 14:05
  • 수정 2020.09.02 09:32

‘강남 재건축’ 은마·잠실주공5단지 전셋값 고점 찍었다 


[리얼캐스트= 박지혜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60주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습니다. 전셋값 상승률을 구별로 살펴보면 강동구(0.19%), 강남·서초구(0.17%), 송파·성북구(0.16%), 마포구(0.15%) 순으로 높았습니다. 

실제로 강남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급등하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도 전셋값이 고점을 찍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14층) 전셋값은 지난 8월 13일에 7억5000만원에 거래 됐습니다. 이는 올해 동일 평형의 전세거래 금액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잠실주공 5단지가 위치한 송파구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 전셋값은 지난 8월8일 기준 7층이 올해 최고가인 6억30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앞서 6~7월에 작성한 계약서를 통틀어 최고가 전세 거래금액이 5억5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8000만원 이상이 오른 셈입니다. 

전세 품귀현상 지속…이사철 앞두고 더 심해질 것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은 단지들인 만큼 그 동안은 집값이 올라도 전셋값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30% 선으로 낮은 편입니다. 

노후화에 따른 재건축 기대감에 주인들이 실거주하기 보단 전월세를 많이 내놓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화가 생기고, 집주인들의 반전세 전환이 늘면서 전세 물량이 확 줄었습니다.  

부동산 매물 정보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은 한 달 전인 7월말 기준 297건에서 현재 8월 20일 기준 10건으로 96%나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잠실주공5단지는 전세매물이 454건에서 300건으로 34% 줄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전세매물이 사라지고 전셋값이 뛰면서 전세가와 매매가 사이의 간극이 점점 좁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되면 역전세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대표 L씨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에 따라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전셋값이 고점을 찍고 있습니다. 전셋값이 올라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도 많은데요. 9~10월 이사 시즌에 접어들면서 매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고 말했습니다.

임대차법에 코로나까지…올 가을 전세난 과열 불가피  

이 같은 전세시장 전망을 놓고 앞으로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강남 전셋값이 오르면 다른 지역 전셋값도 따라 오르기 마련입니다. 실제 마용성 지역 전셋값도 꾸준히 올라 고점을 찍었습니다.

일례로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전용 84㎡의 경우 최근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연초 대비 1억원이 오른 셈입니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 7월 기준 9억원에 전세 거래돼 한달 새 1억~1억5000만원 가량 뛰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악재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 내 대표 단지들이 오르면서 매매가도 밀어 올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전문가들도 핵심지역 부동산시장의 불안감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세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에 가을 이사건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쨌든 전세를 구하는 임차인들의 입장에선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전세계약을 하거나 월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세난민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Y씨의 이야기입니다.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린 상황에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전세난은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안심리가 점점 고조되는 주택시장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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