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전세난 나비효과… 인천, 경기지역 실수요자 대폭 늘어

기자명 이시우
  • 일반
  • 입력 2020.11.12 10:02
  • 수정 2021.06.16 13:48

전셋값 고공 행진… 최고, 최대 상승률 기록 갱신

[리얼캐스트=이시우기자] 끝 모를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의 전세 물건의 씨가 마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셋값 상승률은 최고치, 최대치 갱신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1주 전국 전셋값 변동률은 0.23%로 2015년 4월 3주 기록했던 최고 상승률 0.23%와 5년 7개월 만에 동률을 이뤘습니다. 수도권도 0.23%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시세 조사 기관인 KB국민은행 결과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70%로 2011년 9월 2주에 기록했던 0.62% 이후 무려 9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80년대 지어진 구축도 전세 물건 없어

전세난은 신축에만 국한되지 않고 80년대 지어진 구축 아파트에서도 심각합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은 모두 80년대 초반 지어진 단지들로 각 단지별로 수천가구 규모의 대단지 이지만 전세난이 매우 심각합니다. 2,550가구 규모의 신시가지 7단지는 전세 물건이 전무한 상황이며 1382가구 규모의 신시가지 4단지의 경우 모든 주택형 통틀어 전세물건이 3채에 불과합니다. 

결국 양천구의 10월까지 전셋값 상승률은 6.20%로 전국평균 상승률(4.75%)을 웃돌았습니다(출처: 변동률-KB국민은행, 매물-네이버부동산).

새 아파트의 경우 입주초반 수백건의 전세물건이 분포하지만 빠르게 소진되며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입주한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1,226가구 규모의 대단지 인데요. 입주 초반 300여건 정도 됐던 전세물건이 3개월여 만에 18건(10월 말 기준)으로 줄었습니다.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지역, 특히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입주물량이 많다는 김포시에서도 전세난을 볼 수 있습니다. 

김포시는 올해 1만 8,109가구가 입주 예정인데요. 지난 8월 김포 고촌읍 향산리에 입주한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1,2단지는 총 3,150가구의 대단지 입니다만 10월 말 기준 전세물건은 총 32건에 불과합니다. 김포 전셋값 역시 매달 플러스 상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10월 월간 전셋값 변동률은 1.87%를 기록했습니다(출처: KB국민은행).

서울 전세난 나비효과로 ‘자가점유율’ 증가… 내집내산(내 집 내가 들어가 산다)

전세난은 결국 내집 마련으로 이어졌고 자신 명의의 집에 자신이 거주하는 ‘자가점유’ 비율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청 ‘일반가구 행정구역별 점유형태’ 통계에 따르면 약 10년여전에 비해 자가점유율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경기지역은 서울에 비해 자가점유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의 매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경기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주거이전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가점유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올해 입주한 수도권 주요 대단지 아파트의 세입자, 집주인 비율을 살펴봤습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에서 올해 2월 입주한 ‘고덕아르테온’(총 4066가구) 아파트는 전월세 거래량이 803가구에 불과했습니다. 전체 가구수의 80%가 자가점유 하고 있는 셈입니다.

2월 김포 고촌읍 신곡리에서 입주한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단지 결과는 더욱 놀랍습니다. 전월세 비중이 2.6%에 불과한데요. 이는 100가구 중 98가구가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서울 접경지역의 분양권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분양권 가격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한강메트로자이 1~3단지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6억9000만~7억6000만원선에 거래되다가 10월 말에는 8억434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김포지역에서 전용면적 84㎡의 매매가 8억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3.3㎡당 2000만원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서울발 전세난은 경기, 인천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을 움직이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가격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데 최근 상품성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면서 “특히 서울 강서지역 전셋값이 오르면 김포, 인천 서구쪽이, 서울 강동지역 전셋값이 오르면 하남, 성남쪽으로 수요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새해 입주물량이 올해의 반토막 되는 서울... 전세난 어쩌나

지금도 전세난이 이러한 상황인데 내년은 더욱 걱정입니다. 서울의 입주물량이 올해 4만4000여가구에서 2만4000여가구로 급감하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반토막 수준이 되는 셈입니다. 

2022년은 2만가구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때까지 임대주택 등을 아무리 빨리 공급한다고 해도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최근 주택시장은 1주택자의 양도세비과세 요건 자격이 강화 돼 2년 이상 반드시 거주를 해야 합니다. 자가점유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입주 아파트가 있어도 전세물건을 찾아보기 더욱 어려워 지게 됩니다. 

또한 3기신도시 공급을 예고한 상황에서 분양을 받으려는 무주택자들이 전세로 눌러 앉아 있고 대출 규제도 강화 돼 규제지역 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6개월 내에 전입을 해야 해 전세가 시장에 나오기 어려워졌습니다. 임대차 2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며 시장에 전세물건이 나올 새도 없이 계약 연장이 이뤄져 전세물건이 더욱 귀해졌습니다. 

결국 이렇게 전세난을 부추길 다양한 요소들로 서울 접경지역인 김포, 인천서구 등은 물론 하남, 남양주 등 일대로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실제로 인천 서구, 김포 일대로는 서울 젊은 층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현지 공인중개사들이 말합니다. 

인천 서구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인천 검단신도시 분양권은 올해 초 호반써밋 등 3개 단지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거래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서울 강서구랑 가까워 마곡지구 등 전세난을 피해 찾거나 문의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12월 중순쯤 서구에 있는 검암역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분양권도 전매가 가능해지는 것을 알고 벌써 문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김포시 걸포동의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은 입주 물량이 늘었지만 매물귀하기도 어렵고 전셋값도 올라 있습니다.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 경우 매물이 3개뿐이고, 8억원 신고가를 쓴 3단지는 아예 매물이 씨가 말랐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권 팀장은 “김포나 인천 서구, 하남, 남양주 등 서울 접경지역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2030 젊은 층 수요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이라며 “이는 지금의 전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의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고 전망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리얼캐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