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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싼 아파트, 도대체 얼마일까?

기자명 김영환
  • 일반
  • 입력 2020.11.17 10:30
  • 수정 2020.12.01 10:01

정말 핸드폰보다 싼 아파트가 있을까?

[리얼캐스트=김영환 기자] 8억 426만원. 올해 서울 아파트 1채의 평균 실거래가입니다. 서울에서 살려면 8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4인 가족의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세전 기준 622만 6,342원이니까 약 13년을 모아야 서울에 입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1인 가족이면 30년쯤 됩니다. 저는 세금 안내고 모아도 환갑은 넘어야 되겠네요.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평균은 결국 중간인거고, 위가 있다면 아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요즘에는 핸드폰보다 싼 중고차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중고차보다 싼 아파트도 있을지 모릅니다. 내 집 마련의 꿈, 지금 당장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전남 고흥 ‘뉴코아’ 아파트 = 2011년식 아반떼 1대

한남더힐 70억, 아크로리버파크 50억, 반포자이는 45억쯤 한다고 하죠. 이 아파트들이 상위 1%라고 하니까, 이번에는 하위 1%도 찾아보겠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뒤져봤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하게 거래된 아파트는 바로 전남 고흥의 ‘뉴코아’ 아파트입니다. 1997년 2월에 준공한 아파트인데요. 전용 22㎡ 80가구 규모입니다. 이 단지 전용 22㎡는 올해 3월, 단돈 515만원으로 거래됐습니다. 2011년식 아반떼 중고차 한 대 값이네요. 거래량이 적지도 않습니다. 이 단지의 올해 거래량은 총 33건입니다. 평균 실거래가는 660만원이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전용 22㎡는 방 1개 욕실 1개 사이즈입니다. 사실 아파트라기보다는 원룸에 가까운 시설이죠. 그럼 다음으로는 ‘소형아파트’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전용 59㎡를 찾아보겠습니다. 중개업소에서는 24평이라고 얘기하면 알아듣는 사이즈입니다.

전남 광양 ‘동광 사랑으로’ 아파트 = 2011년식 아반떼 2대 

올해 전용 59㎡ 최저 실거래가 아파트는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의 남창아파트였습니다. 전용 59㎡가 562만원으로 거래됐죠. 여전히 아반떼 한 대입니다. 다만 이 단지는 이미 철거됐습니다. 연무동 장안5구역 재건축 사업지에 포함되거든요.

다음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팔린 아파트가 경북 구미시 원평주공아파트입니다. 실거래가 천만원이었습니다. 이건 아반떼 두 대네요. 이 단지 역시 재건축 관계로 철거된 상태입니다.

현재도 사람이 사는 단지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전용 59㎡는 전남 광양시 태인동의 동광 사랑으로 아파트입니다. 1987년에 준공했고, 총 270가구 5개동 규모입니다. 이 단지 전용 59㎡는 올해 6월에 마찬가지로 아반떼 두 대 가격인 1,050만원으로 거래가 성사됐는데요. 재밌게도 전용 53㎡가 7월에 1,200만원으로 거래되었습니다. 공시가격도 전용 59㎡가 최고 1,130만원, 전용 53㎡가 최고 1,070만원으로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동광 사랑으로 아파트는 단지 전체를 다 더하면 29억 9,100만원입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한 채를 팔면 이 단지 전체를 살 수 있겠네요.

서울 전용 59㎡ 최저가, 포르쉐 중고 가격이면 산다?

이제 서울도 확인해보죠. 서울에서 제일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어디일까요?

구로구 구로동 752-10번지 아파트 전용 25㎡가 6천만원으로 거래됐는데요. 건축물대장에 용도가 아파트로 기재되어 있고 주택법에도 아파트를 5층 이상 공동주택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세대 주택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걸러내 보면 강북구 수유동의 화계맨션 전용 50㎡이 올해 6월에 9천만원으로 거래됐네요. 이외에는 금천구 시흥동 시흥아파트 전용 39㎡가 9,300만원, 중구 장충동2가 장충아파트 전용 31㎡가 9,300만원으로 거래됐습니다. 2017년식 벤츠 S클래스 중고가격 정도 되네요.

놀라운 사실이지만, 전용 59㎡ 이상이라도 1억원대가 있습니다. 성북구 종암동의 고려아파트 전용 63㎡는 올해 1월에 1억 4,800만원에 거래됐구요. 서대문구 충정로3가 미동아파트 전용 59㎡도 올해 6월에 1억 5,000만원으로 거래됐습니다. 

물론 신축은 아닙니다. 문화유산에 가까운 아파트들이죠. 그래도 서울에서 1억원대에 방 2개 아파트를 구할 수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입니다. 2017년식 포르쉐 911 한 대 가격 정도니까 중고차보다 싸다고도 할 수 있죠.

중고차보다 싼 아파트도 있다


결론입니다. 중고차보다 싼 아파트는 실재했습니다. 서울에도 나름대로 중고 외제차 가격 수준의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핸드폰 가격보다 싸지는 않았지만, 세번쯤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차고에 있는 포르쉐 911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면 중고로 내놓고 아파트를 사 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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