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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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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8 14:40
  • 수정 2021.02.19 11:07

떠오르는 사회 문제, ‘층간소음’

 

[리얼캐스트=박승면 기자]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층간 소음’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 때문에 다들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셨죠? 그래서인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고 하더라고요. 

층간 소음은 기준이 모호하고 해결 방법도 딱히 없어 이웃과 갈등만 야기시키는데요. 층간 소음 복수에 관련된 글들만 해도 수두룩하게 검색되니 그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유명 연예인도 이웃 간의 층간 소음 문제로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죠.

먼저 제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저 역시 층간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무려 4년 동안 경험했는데요. 대학 시절 내내 학교 근처 원룸에 혼자 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었죠. 위층 사람의 얼굴은 몰라도, 이 사람이 화장실을 가는지, 친구를 데려와 노는지 전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학생도 아니었는지, 저랑 생활 패턴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매일매일이 정말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죠. 

집주인에게 항의해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학생이 조금만 참아”라는 대답만 돌아왔거든요. 결국 피해자인 제가 이사를 가야 끝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층간 소음에 시달리다가 학교를 졸업했고, 원래 살던 집에 돌아와서야 층간 소음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신박한 층간 소음 해결법!

돌이켜보니 너무 당하고만 산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층간 소음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조금 찾아봤는데요. 굉장히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더군요. 

그중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사례들을 얘기해보자면, 윗집의 윗집으로 이사 가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갈 바에 그 윗집으로 이사 가 ‘내가 받은 고통, 너도 한번 느껴봐라!’를 몸소 실현한 것이죠. 이사까지 갈 여건은 안 돼서 층간 소음 가해자의 윗집에 양해를 구한 뒤, 아주 잠깐 집을 빌린 경우도 있었고요. 

어떤 분은 멀쩡한 남동생을 정신병 환자로 둔갑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윗집 사람에게 “동생이 정신병 환자인데 층간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자기도 무섭다”고 하면서 말이죠. 

천장에 우퍼 스피커를 달아 소음으로 맞대응한 사례도 인상 깊었습니다. 키 포인트는 윗집의 수면 시간을 체크해 그 시간에만 우퍼 스피커를 사용한 것인데요. 실제로 우퍼 스피커 판매 사이트에 후기 글들을 찾아보니, 이렇게 복수하고 있는 사람이 꽤나 많아 놀라긴 했습니다. 오죽 해결이 안 되면 이런 것까지 사서 복수를 하나 싶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층간 소음을 복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겠죠. 실제로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는다고 해서 고의적으로 소음을 낸다면 경범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층간 소음 복수는 보복 운전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내가 피해 봤다고 해서 그대로 돌려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니까요.

복수하지 말고 배려하세요!

결국 층간 소음은 이웃 간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층간 소음을 대화로 통해 해결한 사례도 몇 개 가져와 봤는데요. 윗집에서 발뒤꿈치로 쿵쿵 걷는 것 때문에 고통받은 아랫집 거주자는 화를 내며 항의하기보다, 오히려 실내용 슬리퍼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층간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호소한 것이죠. 이에 미안함을 느낀 윗집 거주자는 더욱 조심스럽게 생활했고, 더 이상 층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또한 자신의 아이가 층간 소음을 낼 것을 우려해 아랫집에 방문해 미리 양해를 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사 온 첫날, 어린 아들과 함께 아랫집을 찾아가 “최대한 층간 소음을 내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어린아이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이죠. “소음이 들린다면 언제든 전화 달라”며 본인의 연락처를 전달했다는데요. 이에 고마움을 느낀 아랫집은 조그마한 소음은 그냥 웃어 넘겼고, 오히려 윗집과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서로 배려하며 대화를 통해 층간 소음을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는 없겠죠. 만약 대화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층간 소음과 관련된 민원을 접수하면,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소음측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층간 소음에 대한 상담, 당사자 간의 이해와 분쟁 해결을 유도해주거든요. 

이래도 윗집이 나몰라라 한다? 그때는 환경분쟁조정제도를 한번 이용해보세요. 이 제도를 이용하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적은 비용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줍니다. 소송보다 절차도 간단하고 비용도 아낄 수 있죠. 

이처럼 오늘은 층간 소음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공동주택에 주로 사는 우리나라는 층간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힘들죠. 때문에 내가 피해자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부터 조심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올해 1월엔 정부에서도 층간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날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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