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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vs 집값 안정 공시가격 현실화.. 파장은?

  • 일반
  • 입력 2021.04.23 11:20
  • 수정 2021.05.07 15:54

2021년 공시가격 후폭풍 계속

[리얼캐스트=김예솔 기자] 지난 3월 15일, 정부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발표되며, 관련돼서 곳곳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른 것이라지만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오름폭(19.1%)을 기록해 시장이 화들작 놀란 건데요. 공시가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비롯해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조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만큼 갑자기 연간 수백만원을 더 내야 하는 소득 없는 은퇴자를 비롯해 일반 중산층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거라 예상됩니다.

한편에서는 가진 자는 조세 부담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며 조세 형평성을 논하는 여론도 거세 자칫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으로 양분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고요.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는 공시가 이슈를 리얼캐스트TV에서 정리해봤습니다.

옆집과 다른 세금? 공시가격 산정 기준 '입방아'


먼저 기준에 대한 논란입니다. "옆집은 종부세 안내는데, 나는 왜?"…공시가격 산정 놓고 논란." 지난 3월15일 연합뉴스에서는 인접 지역이나 같은 단지의 동일 면적 아파트임에도, 공시가격에 차이가 나는 단지를 소개하며, 형평성 논란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는데요. 

‘서울 노원구 중계동 대림벽산아파트 전용 114㎡의 경우, 104동 14층에 있는 6채 중 5채의 공시가격은 9억1,000만원으로 올해 종부세 대상에 오르지만, 1채의 공시가격은 8억9,10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종부세를 피하게 됐다’라며 옆집이 내지 않는 종부세를 내게 된 옆집 집주인의 억울함을 대변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있는 인접 단지인 래미안 옥수리버젠과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 전용 59㎡(13층)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각각 10억1,500만원, 9억4,300만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29.3%, 24.6% 올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 기준 실거래가격은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15억2,500만원)보다 래미안옥수리버젠(14억6,000만원)이 높았지만, 공시가격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언급하며 이중잣대 논란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고 있죠.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시가격 산정근거가 되는 기초자료를 4월29일 공개하기로 했는데요. 산정 기초자료가 어설프게 공개되면 구체성이나 거래 사례 등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반발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가구 1주택자까지 보유세 폭탄

늘어난 세 부담에 보유세 자체를 비판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강남 은마 40년 거주 은퇴자 “보유세 폭탄에 집 팔아야 할 판.” 동아일보의 지난 3월17일자 기사는 공시가 급등 후폭풍에 대한 집주인들의 불만을 잘 담아냈는데요. “집을 팔지도 않는데 무슨 돈으로 세금을 내냐“는 식의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세금 많이 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겠죠. 

특히 “집 한 채 가지고 묵묵히 살고 있다가 폭탄 맞겠네”, “아니. 내가 집값 올려 달란 것도 아니고. 투기 잡겠다면서 왜 1주택자를 잡냐” 등 1가구 1주택자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에 똘똘한 한 채만 소유해도 보유세가 이미 ‘천 만원’ 단위에 단위고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오른 단지들이 수두룩합니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 반포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의 보유세는 1주택자 기준 작년 1,359만원에서 올해 2,171만원으로 500만원이 올랐고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도곡동 ‘도곡렉슬’ 등도2배 가량 보유세가 상승했습니다. 월 단위로 쪼개면 약 180만원, 사회초년생 월급과 비슷합니다. ‘보유세 폭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니겠죠.

올해는 강남권에 한정되지만 지금처럼 공시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조만간 다른 지역도 종부세 대상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13년째 그대로인 고가주택 기준 도마 위 


덩달아 고가주택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고가주택=9억, 타워팰리스 10억 하던 시절 얘기”, "물가 20% 올랐는데…12년째 ‘고가주택=9억 그대로" 등과 같은 기사도 쏟아졌는데요.

물가는 20% 올랐는데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은 2008년 이후 그대로라며 종부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고가주택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기사와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당초 종부세는 이른바 ‘부자 증세’ 개념으로 도입됐지만,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취지와 달리 집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통 증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1% 안팎이던 고가주택은 올해 기준 3.7%로 늘어났습니다.

보유세 폭탄에도 꿈쩍없는 다주택자 매물


한편 보유세 강화로 집값 안정을 꾀하려던 정부의 계획도 수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입 의도와 달리 현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내놓겠다는 집주인이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절세용 물건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그런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중개업소에서의 말도 비슷합니다. “가격이 떨어지진 않았어요. 물건이 많지 않아서. 팔 사람들은 거의 빠져나갔어요. 지금 가져갈 사람들은 장기로 가지, 그렇게 빨리 팔 사람들이 없어요”

집주인들이 일찍이 매매나 증여를 통해 여분 주택을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절세 매물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라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입니다. 보유세 회피 매물을 기대해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공시가격 이슈가 사회 분열 불쏘시개로


더욱 중요한 점은 공시가격 이슈가 사회 분열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집값은 수십억 올랐는데 수천만원 세금 내는 거 당연한 거 아니냐!", "집값이 올랐을 때는 웃기만 하더니 세금 좀 더 내라고 하니 화를 낸다"며 조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에 찬성하며, 집이 없는 다수의 수요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그럼 너도 집을 사라!", "집주인들 살아남으려면 최대한 월세를 올려야 한다!" 식의 대댓글로 무주택자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거나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으로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세 형평을 위해 추진된 공시가격 현실화. 취지와 부합하는 값진 정책 효과 대신 서로 계층에 대한 꼬리물기 언쟁으로 댓글 창은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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