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럭셔리 오피스텔, 왜 이렇게 잘 나가나?
[리얼캐스트=김영환 기자] 강남에서 럭셔리 오피스텔 인기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역삼동에서 공급한 루카831이 평균 12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죠. 최고경쟁률은 2군 거주자우선에서 나온 47대1이었습니다. 전용면적 50~71㎡ 오피스텔 분양가가 최저 13억원, 최고 28억원까지 하는데 굉장한 성적이죠.
전통적인 관점에선 사치재로 취급되던 럭셔리 오피스텔이 요즘엔 왜 잘나갈까요?
주거문화, ‘더 넓은 집’ 보다 ‘더 고급스러운 집’으로 바뀌어
제일 첫번째 이유는 높은 상품성입니다. 주거문화를 영앤리치가 주도하면서 좋은 집의 기준이 ‘더 넓은 집’보다는 ‘더 고급스러운 집’으로 바뀌고 있어서죠. 자연스럽게 고급 내장재와 설계, 그리고 컨시어지 서비스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럭셔리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앤리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종부세를 내는 30대 이하 납세자는 2010년 기준 1만 2,752명에서 2019년에 3만 7,589명으로 늘었습니다. 거의 3배로 늘었죠. 결정세액도 150억원에서 529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이건 3.5배입니다.
그런데 현재 강남에는 이런 ‘고급 주거시설’ 수요층이 갈만한 집이 없습니다.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살고 싶은 집이 없는 겁니다. 요 몇 년 사이 강남에서는 재건축이 틀어막히면서 고급 주거시설 공급이 뚝 끊겼기 때문이죠. 30년을 훌쩍 넘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액면가는 천문학적이지만 실제로 살기에는 불편한 집들이 태반입니다. 긴 미래를 바라보는 부동산 투자는 아무래도 젊은 세대 보다는 중장년이 선호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래서 최근 인기를 끄는 럭셔리 주거시설들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단 출근이 편한 강남 한복판 내지는 인접 지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고, 단위가격(3.3㎡당 가격)은 억대에 달하지만 그만큼 비싼 자재를 잔뜩 활용하며, 싸구려가 아닌 초고가 옵션을 넣습니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죠.
이런 럭셔리 주거시설의 높은 상품성은 가심비에 지갑을 여는 것을 아깝게 여기지 않는 소비 행태, 밥하고 청소할 시간에 차라리 쉬어서 생산성을 높이는게 더 낫다는 합리성을 보이는 젊은 부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도 가능
단순한 사치로 볼 수 만은 없습니다. 규제 틈새상품으로서의 특성이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도 필요없고, 거주지 제한도 없고, 주택이 있든 없든 청약할 수 있죠. 게다가 LTV도 70%까지 나옵니다. 현재 강남 주택은 LTV가 40%이며, 그나마도 15억 초과 주택은 대출이 금지된 상황입니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주택수에도 포함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사용하기 전 까지는 업무용으로 쓸지 주거용으로 쓸지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피스텔이 주택수에 포함된다지만 오피스텔 그 자체로는 취득세가 4.6%로 고정돼 있으니까 이미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취득세 중과의 대상이 아닙니다. 더불어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어도 아파트를 자유롭게 청약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이런 럭셔리 오피스텔은 대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능한 내용인데요. 원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오피스텔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데, 100실 미만의 오피스텔은 예외입니다. 전매가 가능하죠. 그래서 투자처가 적은 요즘에는 자금을 파킹하는 한편 단기 시세차익까지 노려볼만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세차익도 적지 않습니다. 도산대로 대표 스몰럭셔리 단지인 아노블리81 전용 70㎡는 올해 2월에 15억원에 거래됐죠. 지난해 7월만해도 14억원으로 거래됐던 타입입니다. 근 반 년 만에 1억이 오른 셈입니다. 2019년에 입주한 더리버스청담 전용 45㎡ C타입도 13억 정도에 분양했는데 현재는 호가가 20억까지 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