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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선 개통 1년...집값 급등 고덕지구 vs 제자리걸음 하남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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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28 09:15
  • 수정 2021.10.15 10:44

 5호선 개통 1년…하남의 속사정은?

[리얼캐스트=김예솔 기자] 작년 이맘때쯤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기세는 매서웠습니다. 지난해 8월 8일, 5호선 연장선이 개통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죠. 당시 신설역 인근 아파트들이 ‘10억 클럽’ 대열에 속속 합류하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고, 덕분에 ‘준강남’과 ‘강남5구’라는 수식어까지 생겨났는데요.

하지만 5호선이 운행된 지 1년인 지금, 분위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디어졌다고 하는데요. 지금 미사지구 주택시장에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시세와 함께 호재, 향후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미사지구 국민평형 ‘10억 클럽’ 훌쩍

하남 미사지구는 강남4구의 옆 동네인 입지 덕분에 승승장구해왔습니다. 

실제로 강동구 상일동과 길 하나를 두고 있어 그렇지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도 봐도 무방하죠. 덕분에 2013년 공급 초창기에 잠깐 미분양이 나왔던 것을 제외하고는 청약 완판을 이어갔습니다.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시세도 급등하죠. 현재 국민평형은 진작에 ‘10억원 클럽’에 진입한 상태고, 중대형 평형은 15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하남 대장주인 ‘미사강변 센트럴자이’입니다. 전용 96㎡가 지난 9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평균 분양가 5억500만원에서 3배 가까이 뛴 가격입니다.

인근 ‘미사강변푸르지오(12억9,400만원)’, ‘미사강변 더샵센트럴포레(11억3,800만원)’, ‘e편한세상 미사(11억5,000만원)’는 전용 84㎡의 신고가가 11억~12억원대인데요. 이들 단지 모두 분양가 대비 2~3배 몸값을 올린 상태입니다.

 “겹호재 비해 약하다”…미사지구 상승세 아쉬운 이유


하지만 미사지구에 겹호재가 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시세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난 1년간 미사지구의 교통망은 획기적으로 변화했죠. 지난해 8월 5호선 연장 1단계 구간(상일동역~하남풍산역)이 운행을 시작했고요. 올해 3월에는 강일지구와 미사지구 사이에 신설역인 강일역이 개통됐고, 2단계 구간(하남풍산역~하남검단산역)도 함께 뚫리면서 비로소 5호선 하남 연장선이 모두 완성됐죠. 

덕분에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1시간 내 출퇴근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그동안 출퇴근 전쟁에 시달렸던 하남 주민들한테 5호선 호재는 값질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5호선 연장선이 놓인 이후 미사지구 아파트값은 얼마나 올랐을까요? 오르긴 올랐으나, 기대보다 상승폭이 더딥니다. 많은 단지들이 작년 말 신고가에 머물고 있죠. 때문에 정체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미사강변 푸르지오’는 가장 최근에 거래된 전용 84㎡ 가격이 12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시세가 비슷합니다. 5호선 개통 직후인 작년 8월 11억8,750만원에 거래된 이후, 두 달 만인 10월 12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는데요. 이후로는 12억원대에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다른 단지들의 시세 흐름도 비슷합니다. ‘미사강변 더샵센트럴포레’ 전용 84㎡는 8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작년 10월 10억7,000만원을 찍은 이후, 이 가격에서 소폭의 등락만 있을 뿐 10억원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 전용 84㎡는 8월 10억9,3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작년 8월 거래가인 9억8,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11월 10억원대에 진입한 이후부터는 가격이 제자리걸음이죠.

‘e편한세상 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용 84㎡가 8월 11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작년 8월 9억7,000만원 거래됐다가 한 달 만인 9월 11억원을 찍은 이후, 11억원선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세 상승이 지지부진한 것은 5호선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다가,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됐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게다가 높아진 대출규제 문턱과 세 부담 때문에 매수자들도 선뜻 달려들지 못하는 것인데요.

확실히 이전보다 신중한 분위기라고 하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금껏 미사지구) 가격은 상당히 많이 오른 게 사실인데요. 지금 가격이 13억, 14억 되니까 대출받기가 쉽지도 않잖아요. 그 자금이 다 있어야 되고. 거래가 왕성하게 이뤄지는 시기는 아니에요”

실제로 하남 미사지구의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요. 이전보다 줄어들긴 했습니다. 5호선 개통 직전 최고 340건까지 찍었던 월 거래량이 올 들어서는 100건을 넘기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 집값 꼭지 아니다, 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사지구 아파트값 ‘지금이 꼭지 아닐까’하는 의문도 드는데요. 아직 대형 호재가 남아있어 조만간 정체기에서 벗어나 또다시 가격이 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이 얻고 있습니다.

가장 기대되는 호재는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9호선입니다. 현재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지구까지 잇는 9호선 4단계 연장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5호선 고덕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미사지구 주민들도 이용하기 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9호선 5단계 연장선도 추진 중입니다. 고덕강일지구에서 미사지구를 거쳐 3기 신도시인 왕숙지구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번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고, 연내 발표될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구체적인 노선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미사지구의 모든 입주가 마무리 된 점도 고무적입니다. 공급 물량이 더 이상 없으니, 가격이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이야기인데요. 

지난 7월 입주한 ‘미사역 파라곤’을 끝으로 계획대로 미사지구에는 총 36개 단지, 3만6,333가구가 모두 자리를 잡았습니다. 더군다나 갓 입주한 미사역 파라곤 덕분에 일대 부동산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는데요. 

이 단지는 전매제한이 풀렸지만, 실거주 2년을 만족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좀처럼 매매물건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전세와 월세 매물은 많은데, 매매 물건은 네이버 부동산 기준 딱 1건 나와있는데요. 

전용 107㎡의 매도가격이 15억2,000만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거래로 이어진다면, 평균 분양가 5억8,500만원의 3배에 육박하는 가격을 찍게 되는 겁니다.

여전히 서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미사지구의 시세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1km 거리인 고덕 재건축 단지들은 전용 84㎡가 15억~18억원에 거래되고 있고, 호가는 20억원을 육박합니다. 미사지구와는 5억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지하철역으로 두 정거장 거리지만, 두 지역간 격차는 너무나도 크죠. 고덕 재건축 단지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조만간 미사지구도 ‘키 맞추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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