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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에도 분양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

  • 일반
  • 입력 2022.04.21 09:45
  • 수정 2023.03.22 11:20

 

미분양에도 고분양가 속출…… 어째서?

 

 

 

요즘 분양시장 뉴스를 보면 ‘로또 분양’보다 ‘고분양가 논란’ 뉴스가 많습니다. 높은 분양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물가이슈입니다. 글로벌 원자재 대란과 신냉전 이슈 등으로 인해 토지와 인건비, 건자재 비용이 급상승하면서 분양가도 높아졌다는 해석입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골조공사에 쓰이는 고장력 철근 가격은 4월 기준 1톤당 110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76만원이었으니까 전년 동기 대비 44% 오른 셈입니다. 시멘트는 원래 고시가격이 7만 8,800원이었는데, 1월부터는 톤당 9만 3천원으로 올랐고 곧 11만원에 도달할 전망입니다. 

골재 공급망도 비상상황입니다. 2월에 발생한 붕괴사고로 수도권 북부 전체 생산량의 30%를 책임지던 삼표산업 양주 채석장이 두 달 넘게 가동을 멈추면서, 골재 가격도 연초보다 7% 이상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건설근로자 임금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형틀목공 노임단가는 24만 2,138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올랐고요. 같은 기간 철근공은 3.45%, 보통인부 임금도 5.25% 올랐습니다. 이런 상승분은 고스란히 건축비에 녹아 있습니다.

 

 

택지비도 오르고 있습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가상승률은 4.17%에 달했습니다. 서울은 5.31%, 경기도는 4.30%였습니다. 전국 지가상승률이 연간 3%를 돌파한 건 2017년부터입니다. 그 후로 매년 3~4%의 상승률을 기록해왔죠. 이런 상승률이 지속된 건 2002~2007년 구간 이후 처음입니다.

요약하면 분양가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현행대로 존치된다고 해도 믿을 구석이 못 됩니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기초로 하는데, 택지비와 건축비가 올라서 분양가가 올라버리면 인상을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당장 3월에는 건축비가 2.64% 올라 1㎡당 건축비가 182만 9천원으로 조정되었는데, 건설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상승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승률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글로벌 원자재 대란이 그치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공급자들이 빠른 분양을 위해 분양가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출혈을 감내할 수는 없으니 한계가 있습니다. 큰 마진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차 공급에도 소극적으로 변할 전망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아파트 보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도미노 셧다운 현실화 하나…… 공사비 갈등 터져나와

 

실제로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비 갈등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신축공사는 시공사가 최근 공사기간 연장 및 공사비 314억원 증액을 요청했습니다. 손해액이 약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비사업 현장도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민간건설 현장에서는 실착공 이후 공사비 증액을 배제하는 ‘물가변동 배제특약’이 일반적이지만, 시공을 맡은 건설사들이 셧다운에 들어가거나 도산하면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원청건설사나 조합원도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물가상승에 발목 잡힌 집값 안정

 

오늘은 분양시장 공급 사이드에서 고분양가 논란의 원인을 확인해봤습니다. 규제완화와 공급확대 메시지로 부풀어 오른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가 물가상승 이슈로 인해 주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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