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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동에 달아오른 분당 집값... 지금 진입하면?

  • 정비사업
  • 입력 2022.04.22 09:15
  • 수정 2023.03.22 11:21

 

30살 단지 우후죽순… 재건축 기대로 들끓는 분당

 

 

 

지난 3월 26일 분당에서는 ‘분당재건축연합회’가 분당 재건축 촉구 주민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200여명의 주민과 정치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 입법추진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은 윤석열 당선자의 공약으로, 용도 변경과 종상향을 통해서 용적률을 늘리고, 안전진단이나 재초환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서 재건축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1기 신도시에 10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분당은 재건축이 꽤 급한 상황입니다. 30년 전 분당에는 5년만에 8만 4천여세대가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이건 올해를 기점으로 5년이 흐르고 나면 8만 4천여세대의 주택이 일거에 준공 30년차 노후 주택이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당장 올해부터는 4개 단지가 준공 30년차에 들어섰습니다. 서현동에 지어진 4개 시범단지 한양, 우성, 현대, 삼성한신입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양지마을 푸른마을 할 것 없이 분당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30살 아파트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가격은 둘째치고 실생활은 ‘천당 밑에 분당’이란 말이 옛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 상수도는 부식되고, 주차공간은 항상 부족하다는 게 분당 시민들의 주장입니다. 일부 PC공법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입주 당시에도 누수 등의 문제가 속출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사태가 더 악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리모델링 나선 단지들, 이유는?

 

 

 

분당에서는 일찌감치부터 노후주택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경주되어 왔습니다. 바로 리모델링입니다. 성남시도 관련 조례를 제정해서 지자체 기금으로 리모델링 조합을 지원하는 등, 분당에 꾸준히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해왔습니다.

결실도 상당했습니다.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는 최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올해 중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와 4단지, 그리고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는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했고, 야탑동 매화마을 2단지도 조합설립에 성공했습니다.

이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한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입니다. 일단 재건축은 준공 30년이 지나야 하는데, 당시 분당의 아파트들은 준공 30년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몇 년을 더 참는다 하더라도 서울에서는 50년이 된 단지들도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데, 분당이라고 일사천리로 통과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반면 리모델링은 준공 15년만 지나도 추진할 수 있고, 안전진단 기준도 상대적으로 완화되니 사업이 더 수월합니다.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아니라 고치는 것이니 공사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입니다.

재건축 수익성에 대한 의심도 있었습니다. 분당은 용적률이 평균 184%로 너무 높기 때문에, 무너뜨리고 새로 지어도 사업성이 안 나온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습니다. 처음부터 세대수를 많이 넣기 위해 높게 지었기 때문에 새로 지어도 세대수가 많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범단지, 양지마을 등 연이어 통합재건축 추진 

 

 

 

 

 

결국 분당은 이번 대선 이후 재건축 물살을 제대로 타고 있습니다. 올해 30년차에 들어선 단지들은 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30년차가 넘어가면 안전진단도 면제한다는 공약에 기대어 신속히 재건축을 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제일 먼저 움직인 건 시범단지들입니다. 우성, 현대, 한양, 삼성한신입니다. 이 단지들은 ‘분당 시범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 4개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서 7,769가구를 허물고 최대 1만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뒤이어 수내동 양지마을에서도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도 통합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금호1단지와 청구2단지, 금호한양 3∙5단지와 한양5단지, 금호청구6단지, 한양6단지까지해서 총 4,392가구입니다.

특히 양지마을의 경우에는 각 단지들의 대지 지분이 겹쳐있는 경우가 있어서 재건축 진행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왔는데, 한 덩어리로 모아서 재건축을 하면 마찰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금곡동에서도 최근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킨 단지가 나왔습니다. 청솔주공9단지인데요. 1,020세대 규모고 용적률은 144%입니다. 용적률이 낮지만 재건축을 하려면 지구단위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인 건 다른 단지들과 마찬가지입니다.

이후에도 재건축 추진단지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입니다. 당장 ‘분재연’만 해도 지난해 10월에는 4개 단지의 모임이었는데, 3월 들어서는 40여개 단지가 참여한 거대 집단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만큼 분당의 재건축 열망이 크다는 얘기로 볼 수 있습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오르는 집값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도 슬슬 오르고 있습니다. 시범한양 전용 84㎡ B타입은 지난해 8월 14억 8천만원으로 거래됐었는데, 4월 들어 16억원에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소형이나 대형도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시범현대 전용 49㎡는 지난해 12월 8억 5천만원으로 거래됐지만 올해 3월 16일에는 9억 3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시범삼성한신의 경우 전용 171㎡가 4월 들어 24억 9천만원으로 거래됐는데, 1년 이상의 거래절벽을 깨고 약 8억원 증가한 신고가입니다. 

 

분당신도시 재건축 기대, 장밋빛이기만 할까?

 

 

 

불안요소가 없지는 않습니다. 재건축은 기존 아파트를 무너뜨리고 아파트를 다시 지었을 때 늘어나는 세대수를 일반분양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세대수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수익이 나질 않으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데, 분당은 이미 용적률을 꽉 채워 아파트를 올렸기 때문에 재건축을 해도 남는게 없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통상 재건축 마지노선을 용적률 200%로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시범우성의 경우 용적률이 191%, 시범현대는 194%, 시범한양은 201%, 삼성한신은 191%로 아주 빠듯한 수준입니다.

 

용적률 상향은 그래서 나온 해법입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복안은 역세권의 2∙3종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서 용적률을 500%까지 늘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용적률이 늘어나니까 수익성도 많이 늘어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용적률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수익성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당은 대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됐기 때문에, 중소형 위주로 잘게 쪼개서 새로 짓는 ‘마이너스 재건축’이 용이하다는 겁니다. 그럼 세대수가 늘어나고 일반분양분이 많아지니 사업성이 개선됩니다.

실제로 분당신도시는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물량이 3만 5,824가구로, 전체(92,327가구)의 38.8%에 달합니다. 1기 신도시들끼리 비교해봐도 압도적으로 많은 물량입니다. 그렇게 대형 아파트가 많다는 일산도 대형 비중이 전체의 27%입니다. 이렇게 보면 마이너스 재건축론도 아주 그럴싸하게 보입니다.

제일 크고 확실한 문제는 역시 시간입니다. 100세대도 아니고, 100여개의 단지들을 일거에 재건축할 수는 없는 일이죠. 올해 3월 기준 분당신도시 15만여 가구의 수요가 수도권에 일시에 쏟아지면 재앙이 되고 말 겁니다. 조속히 대책을 마련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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