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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못 버텨…전세 대신 ‘월세’ 선택하는 수요자들

  • 일반
  • 입력 2022.10.27 09:00
  • 수정 2023.03.29 10:36

미국발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대출 이자 덕분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리얼캐스트가 현재 부동산 시장을 자세히 분석해 봤습니다.

 

월세 거래량 첫 100만건 돌파…전세 살 바에 월세 산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연 7%를 넘어섰습니다. 한국은행이 다음 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연내 전세대출 금리가 연 8%까지 오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많은 주택 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찾아 나서는 모습입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07만2,37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세 거래량이 연간 100만 건을 돌파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초입니다. 

사실 월세 거래량은 매년 늘어났는데요. 최근 3년간 월세 거래량 추이를 확인해 보면 ▲2019년 82만210건, ▲2020년 88만7,778건, ▲2021년 97만7,032건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월평균 월세 거래량이 11만9,000여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월세 거래량은 150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매와 전세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월세 시장은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출 이자 못 버티는 수요자들…전세의 월세화 가속

결국 높아진 대출 이자는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세 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에 취약한 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 162조원 중 93.5%인 151조5,000억원이 변동금리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기준 금리가 오를수록 기존에 전세 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금리 상승도 빨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 시중은행에 따르면, 2020년 10월 초에 전세대출 5억원을 받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대출 당시 102만원에서 이달 초 203만원으로 100만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연 2.45%에서 연 4.89%로 2.44%포인트 뛴 결과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세 대출의 금리 상승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인상이 반영된 10월 코픽스가 다음 달 중순 발표되면, 변동금리 상품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번 달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인 탓에 코픽스가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더 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요 늘자 월셋값 폭등…소형 아파트 월세 강세

한편, 월세 수요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월세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소재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중 월세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거래가 증가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소형 아파트 중 월세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된 사례는 7,190건으로 작년 대비(4,997건) 43.9%가 상승했습니다. 통계가 보여주듯 월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도 그만큼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일례로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래미안옥수리버젠’은 1년 새 월세가 40만원이 증가했습니다. 작년 8월만 하더라도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올해 8월에는 동일 면적이 보증금 1억원, 월세 290원에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준공 35년 차를 훌쩍 넘긴 노후 아파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14단지’의 전용면적 55㎡는 작년 8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5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올해 8월에는 보증금 1억원, 월세는 1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이 단지 역시 1년 만에 월세가 35만원이나 올랐습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 대출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원리금에 대한 대출자의 부담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며 “대출자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새로 집을 알아보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예고되는 만큼 월세의 수요와 가격이 어디까지 증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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