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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해제에도 하락을 면치 못하는 지방부동산 시장, 이유는?

  • 일반
  • 입력 2022.11.07 09:15
  • 수정 2023.03.22 09:54

 

 

세종을 제외한 지방 전역이 대출 제한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며 규제 청정지역이 됐습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규제 해제 이후 매매시장 분위기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릴 정도입니다.

반면, 침체가 극도로 깊어진 만큼, 지방시장 분위기 전환에 뚜렷한 효과는 없을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면적인 규제 해제 이후 지방 부동산시장은 어떤 모습일지 리얼캐스트TV에서 살펴봤습니다.

 

규제 풀어도 지방 매수심리는 ‘꽁꽁’

 

 

 

 

 

최근 지방 규제지역이 세종시를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습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 대출 제한, 전매 제한이 없어지고, 세금 부담도 일부 덜 수 있습니다. LTV, DTI 등 가계대출 추가 규제도 적용 받지 않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매수심리는 더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월 4주 86.4로 10월 1주 88.3보다 1.9포인트 더 떨어졌습니다. 5대 광역시 매매수급지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같은 기간 82.5에서 80.9로 1.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부산의 경우 85.6에서 82.9, 대구는 71.5에서 69.2, 대전은 84.2에서 83으로 각각 하락했습니다. 주요 지방권역 수급지수가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는데요.

오히려 지방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에 묶여있는 세종시만 같은 기간 78.7에서 78.7로 등락 없이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어쨌든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폭 풀었음에도 매수심리는 오히려 더 위축된 셈입니다. 

 

지역 내 강남으로 불리는 도시들은 규제지역 풀린 후 어떨까?

 

 

 

전통적인 인기 지역들도 해제 이후에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지방도시 내 강남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곳들만 보더라도 상황이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먼저 부산의 핵심입지인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 이른바 해·수·동 집값은 19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10월 4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27% 하락했습니다. 6월 3주 이후 19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동래구(-0.48%)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해운대구(-0.41%)와 수영구(-0.31%)의 아파트값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부산 내 강남으로까지 불리는 해운대구는 실거래가도 뚝 떨어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힐스테이트 위브 전용 81㎡는 지난 10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6월의 8억2,000만원과 비교해 4개월새 7,000만원 가량 떨어졌습니다.

우동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27㎡는 지난 8월 20억5,500만원에서 9월 15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달 만에 5억원 이상 떨어진 금액입니다.

부산과 인접한 경남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특히 창원 성산구의 내림세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10월 4주 창원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4% 하락했습니다. 창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성산구도 0.4%나 떨어졌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창원 의창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이후 경남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규제지역이었던 성산구까지 해제됐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인데요.

 

대구 부동산시장… 미분양 공포+매수 심리 최악

 

 

 

일찌감치 규제에서 벗어났던 대구 부동산시장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래절벽 심화에 미분양 증가 등으로 매매가격 하락세가 48주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구 내 시·군별로 살펴보면, 10월 4주 기준 달성군 0.62%. 수성구 0.44%, 달서구 0.33% 순으로 하락폭이 컸습니다.

대구 내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경우 범어동·지산동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SK뷰 전용 84㎡는 지난 8월 12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올해 1월 13억3,0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떨어졌습니다.

청약시장 성적도 부진합니다. 분양 단지마다 1순위에서 일부 또는 전체가 미달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는데요. 대구 범어동에서 분양한 범어자이만 보더라도 6개 타입 중 5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해 한동안 이슈가 됐습니다. 

대구는 지금도 미분양의 무덤으로 내몰릴 우려가 큰데요. 현재 대구 미분양 물량은 8,301건이며, 이중 수성구 미분양 물량이 2,073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집값은 떨어지고, 미분양은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공급물량도 물밀듯이 쏟아질 예정이라 대구의 주택 경기 침체가 풀릴 기미가 안 보이고 있습니다. 

 

반등할 줄 알았던 인기 지역들 감감무소식… 반등 가능할까?

 

지역 내에서도 높은 생활 수준과 교육환경,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갖춰 지방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들은 수요가 풍부한 만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시장에서 가장 먼저 반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규제지역 해제 등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을 반전시킬 위력이 없어 보입니다. 현장의 전언도 그런데요.

호가 상승과 하락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매물 문의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 당분간은 하향세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공인중개사 A씨는 “가격대는 지금 8억대에서 10억대 사이 보시면 된다. 지금 현재로는 규제 풀려도 크게(영향이 없는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공인중개사 D씨는 “(범어SK뷰 33평 기준) 고층이라든지 남동향 같은 경우에는 12억에서 13억 정도 보시면 되세요. 지금 호가가 조금 많이 떨어지긴 했어요. 규제지역이 풀렸다기 보다는 대구 전반적으로 경기가 조금 침체돼 있다 보니까...거래가 거의 없다보니까...그리고 전반적으로 대구 경기 자체가 침체돼 있다 보니까…그래서 (매수자가 없다 보니까) 가격대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정리하면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 원인은 정부의 규제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과 연관이 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지방 부동산시장 살릴 수 있나?

 

전문가들은 바닥을 뚫은 매수 심리가 규제 완화만으로 쉽게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규제 해제로 세금,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 살아나지 않는 매수심리 등 다른 변수들이 달라지지 않고 있어서 입니다. 

이처럼 매입 의지가 생기기 어려운 기조인 만큼 DSR 규제를 완화해 거래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요. 규제지역 내 적용 중인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 완화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규제 해제라는 큰 이슈가 지나간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펴봤습니다. 지방 시장이 극심한 침체 양상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다시 들썩일 수 있을지,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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