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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시장 분위기에 청약 ‘양극화’ 심화… 미분양 주택 더 쌓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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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0 09:50
  • 수정 2023.03.29 10:35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자 청약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금리와 함께 분양가 상승, 대출 규제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주택 수요자들은 ‘옥석 가리기’에 한창인데요. 이에 리얼캐스트가 현재 청약 시장의 현황을 짚어봤습니다.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청약 경쟁률, 당첨 가점 모두 하락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지난해 대비 유의미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의 부담은 커지는데 집값은 하락하면서 수요자들이 선별적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전국 민영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대 1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 9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균 당첨가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21년, 34점이었던 평균 당첨가점은 올해 23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좋은 입지에 위치해 있거나 대단지 아파트는 가점이 높은 청약 통장이 몰리는 등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부동산R114가 단지 규모별 평균 당첨가점을 조사한 결과, 1,500가구를 초과한 대단지는 작년과 동일하게 평균 41점의 가점 통장이 몰렸지만 소규모 단지는 평균 당첨 가점이 유의미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300가구 이하 소규모 단지는 27점에서 18점으로 하락했으며, 301~500가구는 34점에서 24점으로, 501~1,000가구 이하는 36점에서 22점, 1,001~1,500가구 이하는 37점에서 29점으로 전년 대비 모두 평균 당첨 가점이 하락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래미안원베일리, 힐스테이트초월역, 오포자이디오브 등의 단지에서 만점(84점) 당첨자가 속속 등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80점 이상의 당첨자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극화의 주된 원인은 ‘시세차익’, 로또 청약만 살아남는다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시세차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입지가 뛰어나고,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는 청약 수요가 높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5월, 경기도 시흥시에 공급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는 67가구를 모집하는 일반공급에 총 12,726건이 접수돼 평균 189.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해당 단지는 장현지구 내 최초의 e편한세상 브랜드 단지로 공급된 데다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인근 단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자의 관심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5,000~4억8,000만원 수준이지만, 바로 옆에 위치한 ‘시흥장현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의 동일면적은 호가는 현재 7억3,000만원~9억원까지 형성돼 있죠.

지난 10월, 경기도 수원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6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1,865명이 몰려, 평균 310대 1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74㎡ 분양가는 5억3,000만원대로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절반 수준인데요. 실제로 인근에 위치한 ‘매교역푸르지오SK뷰’의 동일면적은 지난 2월, 10억5,475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 외에도 과천시에 분양한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와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등 수요자에게 인기 있는 단지는 우수한 청약 결과를 얻었습니다.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는 4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4,169명이 몰려 평균 1,04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역시 8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4,988명이 접수해 평균 623.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위 단지들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8억원 수준이지만, 인근에 위치한 1년 차 신축 아파트인 ‘과천위버필드’의 동일면적은 지난 4월, 21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즉 당첨만 된다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죠. 반면, 대단지 아파트이거나 브랜드 프리미엄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분양가가 높다면, 분양에 실패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라앉은 청약 시장…미분양 주택 확대 불가피

이처럼 청약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시장에서는 미분양 주택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1만7,710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올해 9월에는 4만1,064가구로 집계되며 131.8% 증가한 수치를 보였는데요.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9가구에서 7,813가구로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미분양 사태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경기도 안양시에 분양한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은 특별공급 95가구에 837가구가 몰리면서 평균 8.8대 1의 경쟁률을, 83가구를 공급하는 일반공급에는 981명이 모이면서 평균 11.8대 1의 양호한 경쟁률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막상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178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1가구(62.4%)가 잔여 세대로 남게 됐습니다. 결국  이 단지는 수도권 인기 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착순 분양에 돌입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 조정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른 청약 시장 영극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청약시장에선 옥석 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서울과 수도권이라도 입지와 여건에 따라 분양 성적이 크게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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