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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들 불면의 밤 끝은 언제일까?

기자명 이시우
  • 일반
  • 입력 2023.01.12 11:10
  • 수정 2023.01.31 09:16

세입자 전화 받기 겁난다

[리얼캐스트=이시우기자] 사례. 임대사업자인 A씨는 요즘 세입자들로부터 전화가 올 까봐 두렵습니다. 전셋값이 계속 하락하면서 인하된 만큼 보증금을 돌려 달라거나, 이주를 위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까 봐서입니다.

즘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임대인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내주지 못해, 일부 집을 팔아야 할지를 고민하거나 대출 등으로 급히 처리해야 하는지 등 고민이 많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수도권의 경우 전세가격지수가 지난해 6.54%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가 4.91% 하락했으니 꽤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서 하락폭이 소폭 둔화되긴 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매매, 전세 동시 하락을 이례적…하락 가장 큰 이유는 ‘금리인상’

요즘처럼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매매로 수요가 몰리면 전셋값이 하락하거나 전세가 강세를 보이면 매매 수요 감소로 매매가도 조정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세가 강세를 보이고 나면 매매가와 전셋값의 간격이 줄면서 매매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처럼 매매,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의 인상입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는 1.25% 이었지만 11월 3.25%까지 치솟았습니다. 때문에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1분기 3~4%대 였던 전세자금대출은 4분기에 5.9~7.51%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셋값이 급등하며 전세자금대출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자 전세에서 월세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엔 임대차거래에서 월세 거래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전세거래와 역전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전세수요가 줄면서 전셋값도 자연스럽게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계약갱신청구권 1회 사용 물건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저가 전세 물건들 중심으로 거래돼 전셋값 하락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입주물량 증가…임대인들엔 악재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입주물량은 약 18.2만가구 입니다. 지난해(약 17.4만가구)보다 약 4.8% 증가하는 수준입니다(임대 포함한 아파트 기준). 

서울, 경기, 인천 모두 증가합니다. 올해 서울은 2만5700가구, 경기 11만1,579가구, 인천 4만5,242가구 등이 입주하는데 인천은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4만가구 이상의 꽤 많은 물량이 입주합니다. 

서울은 강남구, 경기는 양주시, 인천은 서구 입주물량 집중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6,371가구로 가장 많습니다. 이외에 은평, 서초 등이 3천가구 이상 입주를 합니다. 

경기에서는 양주옥정, 회천지구 등을 중심으로 양주시 입주물량이 몰렸으며 화성시, 수원시 등이 1만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대기 중입니다. 

인천은 서구에서 약 1.7만가구가 입주하며 부평구, 미추홀구 등 구도심 정비사업 대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수도권 전세시장 주요 변수 2가지…올해 끼칠 영향은?

현 전세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크게 2가지 입니다. 바로 금리와 입주물량인데요.

전세대출 금융비용 부담으로 월세로 수요가 빠져나간데다 입주물량까지 더해 지면서 전세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입니다. 

이는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면 전세 수요는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세보다 지줄 부담이 줄어드는데 굳이 전세가 아닌 월세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입주물량은 시장에서 바로 반응이 나타나는 요소 중 하나 입니다. 평소 입주물량이 1천가구 미만 인 지역에서 2천, 3천가구 입주가 몰리면 전셋값은 눈에 띄게 약세를 보입니다.

올해는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이뤄질 전망이어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다만 그게 몇 차례, 몇 퍼센트 포인트가 될 것인지가 문제인데요.

일단 시장 수요자들은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후 전세대출 금리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수도권 전세시장도 재편될 것입니다. 

다만 전세대출은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전세대출 금리가 소폭 인하됐고,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어 전세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인상을 멈추고 소폭씩 조정 돼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올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 경기, 인천 각 지역의 입주물량이 많은 곳들 가운데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의 강남, 서초 등이 그런 곳인데요. 이 곳은 입주물량이 비교적 많아도 수개월내에 소화가 가능해 하락이 길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곳들은 약세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5만가구 이상 감소합니다. 전세시장이 안정되고, 일부에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월세 부담에서 벗어 나려는 수요자들이 다시 전세로 유입될 것입니다. 전셋값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습니다”면서 “전세시장이 안정되면 매매시장도 안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일단 올해는 전세시장은 혼조를 보이다가 이르면 하반기, 늦으면 내년이면 하락을 멈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면증은 올해도 일단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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