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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매매시장만 얼어붙은게 아닙니다! 금리인상이 불러온 전세시장의 이상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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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2 09:35
  • 수정 2023.03.22 09:54

 

 

 

2년 전과 다르다고? 2년 전보다 싼 전세 매물 속출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아파트 전셋값이 계약 당시보다 밑도는 역전세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일부 지역에선 전세가 안 빠져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까지 나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들 이 같은 전셋값 추락에 놀라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에선 그만한 이유가 다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전세시장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리얼캐스트TV에서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집값 불패인 강남권 전셋값 마저… 억대로 뚝뚝 하락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가파르게 오르던 전셋값. 그렇게 급등하던 전셋값이 2년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면서 올해는 오를 기미조차 안보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요. 전세가격은 올해 2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10월 현재까지 9개월동안 마이너스입니다. 아파트 전셋값 누적 변동률의 경우 올해 1~9월 기준 전국 1.66%, 서울 1.39%, 수도권 2.45%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전세 실거래가는 어떨까요? 고액 전세가 많은 강남3구 전셋값은 2년 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인기 지역 아파트일수록 하락폭이 컸습니다.

 

일례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2년 전만 해도 전세 실거래 가격이 18억원에 달했고, 지난해 말엔 19억5,000만원에도 세입자를 들였지만, 최근엔 13억원대 매물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전세금은 지난 11월 12억 초반 수준이었습니다. 2년 전 같은 기간 최고 14억원에 거래된 전세 물건과 비교하면 약 2억원 가량 떨어졌습니다. 이 단지는 트리지움, 잠실엘스와 함께 잠실 3대장 아파트로 주변 시세를 견인해 왔지만, 전세 하락 추세는 견디지 못했습니다. 

 

송파의 대표적인 고가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11월 보증금 8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습니다. 2020년 11월 같은 면적이 보증금 11~12억원에 계약됐는데, 2년 만에 보증금이 4억원 가량 하락한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권 뿐만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강동구 고덕동의 대장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2020년 11월 10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서를 썼는데, 올해 11월에는 2억3,000만원 하락한 8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세입자 모시기 어렵네~ 전세 대란 아닌 역전세난 공포

그렇다면 전세 대란도 아닌 역전세 공포가 강남을 비롯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컸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7%대에 육박하자 서울의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들조차 전세 수요가 줄어들었는데요. 

 

반면,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해야 되는 만큼 호가를 급격히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세금이 하향세다 보니 세입자를 새로 구하더라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추가로 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최고가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집주인들의 고민이 클 텐데요.

 

 

“지금 제일 저렴한거가 8억4천에서부터 있어요. 8억4천~8억5천 이렇게. 더 떨어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왜그러냐면 옆에 마포더클래시가 입주를 하니까. 어떤 집들은 지금 세입자하고 최근에 거래됐는데 예전에 10억이어서 1억 돌려받으신 분들도 계시고. 전세가 9억이었는데 지금 안 나가니까 1억을 또 내주는 상황이에요. 새로운 세입자 맞추는 상황에서. 1억을 주인이 결론은 토해내는거죠”(마포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설상가상으로 매도용으로 내놓았던 매물을 전세로 돌리는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매물은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1월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8,859건으로, 1년 전인 2만8,761건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세 매물은 쌓이고 역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될수록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 입니다. 가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계절 수요조차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세입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만기를 앞둔 기존 세입자가 계약 갱신 때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거나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 마련이 어려울 땐 그에 해당하는 이자를 주고 전세 만기를 연장하는 걸로 합의를 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데요. 

또한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수요자들 사이에선 전세대출보다 다소 비싸긴 해도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현재 임대차시장에선 월세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33평 전세가) 지금 전세가 7억에서. 날짜 빠른 거는...엄청 급한 거는 있어요. 6억5천..그런 거는 날짜가 굉장히 급한 거에요. (2년 전에는)11억5천까지 넣어드렸어요. 안 그러면 반전세가..또 이제 요즘에는 반전세가 더 많이 나가니까. 반전세도 또 있고요” (고덕 그라시움 단지 내 K공인중개업소)

 

 

현실화된 역전세난…내년까지 예상되면서 단기 처방전 필요

서울 임대차시장에 역전세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인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로 전세시장이 내년까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지역이 역전세를 겪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임대차 2법 이후 전세금을 파격적으로 올린 단지들을 중심으로 역전세가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역전세 상황일수록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세입자들에게 돌아갈 우려가 큰데요.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임대차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세 보증금 규모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역전세난은 결국 가계 부채 부실이라는 부작용까지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깡통전세, 깡통주택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부가 역전세난이나 깡통전세 지역을 모니터링해야 하고, 임대인 금융 지원 등 단기 처방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는데요. 

정부도 금리 상승이 멈추면 자연스레 전세 수요가 살아나겠지만, 현재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 등에서 시장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입자 개개인이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를 할 때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를 해야 하며, 집주인들의 세금 체납 여부도 살펴봐야 하는 일 등이 그렇습니다. 

또 비용이 들더라도 보증금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나 전세금 보장신용보험 가입도 필요합니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에 한해 주택도시기금에서 1%대 초저금리 자금대출을 지원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이런 대응 방안들을 활용한다면 역전세난 우려 속에서도 안전하게 보증금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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