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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대어 반포주공1단지 70억 뚫었다

  • 정비사업
  • 입력 2023.01.09 09:30
  • 수정 2023.03.22 13:04

 

 

 

그들만의 아파트 리그, 반포주공 1단지

 

명품 시장은 오히려 불황에 더 성장한다고 하죠. 아니나 다를까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도 백화점 3사 실적 추정치는 신나게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아파트 시장에도 그런 곳이 있습니다. 요즘은 강남도 예전 같지 않다지만, 여기는 얘기가 다릅니다. 오늘 가 볼 곳은 이런 침체기에도 수십 억대 신고가를 찍은 반포주공1단지입니다.

 

1970년대 프리미엄 아파트… 재건축 절찬리 진행 중

 

 

 

 

 

반포주공1단지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1970년대 초 ‘남서울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조성한 단지로, 현대 아파트의 표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단지입니다.

강남은 원래 논밭이었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 반포주공1단지는 아예 모래톱 위에 건설된 단지입니다. 동작대교 남단 한강변을 매립해서 조성했죠. 땅을 만들어서 아파트를 올린 겁니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사업은 잘게 쪼개서 진행됐습니다. 먼저 지은 아파트에 사람이 입주하고, 그 옆에서 동시에 공사를 진행하는 식이었습니다. 총 99개동이 1973년 1월부터 1974년 12월까지 2년에 걸쳐서 순차적으로 준공을 마쳤습니다.

반포주공1단지는 여러모로 굉장한 단지였습니다. 1971년 분양했는데 32평 기준 500만원대였다고 해요. 2년 앞서 분양한 이촌한강맨션이 호화주택 취급을 받았는데 27평 분양가가 340만원이었습니다. 

상류층 내지는 중산층에서도 상당히 위쪽 한계선에 있는 분들을 위한 프리미엄 주택이라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당시에도 교수님, 박사님, 영감님들께서 많이 분양을 받으셨다고 하고, 전문직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고 합니다.

반포주공1단지는 살기도 좋죠. 학교, 공공기관, 상가, 공원 등 편의시설이 모조리 모여 있습니다. 설계 당시부터 근린주구론을 고려했다고 해요.

내부 설계도 들여다보면 재밌습니다. 호화주택이라고 할 만하죠. 34평을 2층으로 만든 복층 개념이 시도되었는데, 평면도를 보면 주방 옆에 식모방이 있습니다. 살림을 전담하는 고용인을 둘 정도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집이었죠.

그래도 결국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반포주공1단지도 근 50살이 다 되었으니 이제 허물어져 사라질 때가 되었습니다. 덩치가 커서 4개 주구로 나누어서 재건축을 하게 되는데요. 

한강변 1,2,4주구는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지을 예정이고, AID(미국국제개발처)차관으로 지은 3주구 부분은 따로 사업을 진행해서 삼성물산이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을 지을 예정입니다. 지금은 1~4주구 전체 철거가 한창입니다.

 

역대급 부동산 한파에도 신고가 행진 이어져

 

 

 

 

 

입지가 넘사벽인터라 가격은 하늘을 찌릅니다. 최근의 부동산 한파에도 오히려 신고가를 쓰는 거래도 나왔죠. 지난해 9월에 73억으로 거래된 140㎡입니다. 5월에는 71억으로 거래된 타입입니다.

이 가격도 주변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바로 이웃단지가 평당 1억으로 유명한 아크로 리버파크입니다. 이제 재건축을 하고 나면 아리팍보다 규모는 더 크고, 더 신축인 단지가 된다는 얘기니 그 미래에 투자할 만하죠.

140㎡면 예전 기준으로 42평 타입인데, 이 타입의 대지지분으로는 분담금 없이 67평(168㎡) 타입을 분양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약간의 분담금을 더하면 85평(212㎡)도 가능하죠. 

지금 아리팍 67평 타입 KB 시세가 최고 68억 수준이니, 73억원은 좀 과하지 않나 싶긴 합니다만, 향후 반포 대장주가 될 거라는 점까지 고려해본다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네요.

 

법률리스크 해결 중… 착공 이후엔 매물 대폭 축소될 전망

 

 

 

 

 

아무래도 호사다마라고 반포주공 1단지 사업은 불안한 시절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1∙2∙4 지구는 두 건의 커다란 법률리스크 때문에 골머리를 좀 앓았죠. 관리처분계획인가 총회결의 무효확인소송이 한 건, LH와의 소유권 분쟁이 한 건입니다. 

전자는 조합원 분양에서 말썽이 생기면서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1심에서 비대위가 승소하면서 2년이나 이주가 늦어졌죠. 간신히 항소심에서 조합이 이긴 덕에 이주도 하고 이제는 철거까지 무탈하게 하고 있습니다.

후자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긴 합니다. 공용시설 따위 부지 2만여㎡가 LH 앞으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된 일인고 하니,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분양을 할 때 정리를 안 한 거라고 합니다. 당시 주민들도 별 관심이 없었고요. 

그 안이함이 이제 와서는 7,800억원 어치 소유권 분쟁이 돼버렸으니, 소유자들 입장에선 통탄할 노릇이죠. 어쨌건 조합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입증도 불가능한 옛날 얘기는 제쳐두고 시효취득을 주장하기로 했습니다.

이 주장은 효과적이었고, 결국 조합은 1심에서 일부승소를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LH는 네 그렇군요 하고 막대한 땅을 그냥 토해낼 수 없으니 항소했고요. 조합도 1심에서 못 가져온 땅을 가져오겠다고 항소했습니다.

결과에 따라서는 조합원마다 수억원 대 추가 분담금이 나올 사안이었는데, 지금으로선 조합이 상당히 우세한 듯 합니다. 3주구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진행 중이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주구는 2021년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서 재초환을 피하지 못합니다. 재초환 부담금 예상액이 평균 4억을 넘었죠. 대신 9월에 나온 재초환 개편안이 국회를 거쳐 시행되면 대폭 줄어든다고 합니다. 1주택 10년 보유자는 1억 6천만원 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혹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에 관심이 있는 현금 부자시라면 지금 매물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3년 이상 보유자 매물이 있을 수 있거든요. 착공이 되고 나면 10년 보유, 5년 거주 매물만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하니 서둘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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