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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주단위 계약하는 '주세' 인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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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8 09:15
  • 수정 2023.03.23 13:45

 

월세도, 전세도 힘들어~ 세입자들 고민 이만저만 아니다 

 

[리얼캐스트= 박지혜 기자] 임대차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임대차 계약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보증금이 아예 없거나 한 주 단위로 임대료를 내는 주세(週貰)가 그 주인공인데요. 고액의 보증금 부담을 덜 수 있고 전세 사기로 보증금을 떼일 걱정도 없으며, 이자 압박이 적어 젊은 세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주세의 등장이 부동산시장에 시사하는 바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고금리 속에 8%대를 돌파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부터 화곡동 빌라왕 등의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사건으로 전세시장을 향한 불안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역전세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기준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과거 연 0.5%대를 유지하다 2021년 8월 연 0.75%로 오른 후 올해 1월 3.50%까지 인상됐습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가계 부담과 비례하는데요.

실제로 전·월세 보증금 대출 이자가 급등하는 나비효과를 불러왔습니다. 갚아야 할 대출 이자가 늘어나자 전·월세 보증금과 관련한 민원도 역대급으로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법원을 찾은 수도권 지역 세입자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발부한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1만493건으로, 2021년 6,690건보다 56.8%가 증가했습니다.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것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전·월세 계약만료 시점에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법원에 신청해 받는 명령으로, 임대차 시장 침체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매주 방세 내는 '주세'의 등장… 보증금 떼일 일 없어 젊은 층에 인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 월세를 넘어 매주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는 주세가 구원투수로 등장했습니다.

주 단위로 측정된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인 주세는 임차인들이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거주할 수 있는 초단기 임대 형태라는 점에서 임대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 받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보증금을 최소화한 단기 임대 제도가 있긴 했지만, 주세는 이와는 차별화를 보이는데요. 단기 임대보다 계약 기간이 훨씬 짧을 뿐 아니라, 월세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보증금이 한달 월세 수준으로 적거나 아예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원하는 기간만큼 지낼 수 있고, 집 컨디션에 따라 가격대도 10~50만원대까지 다양해 위치와 가격에 맞춰 평소 원했던 지역에서 살아볼 수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장점이 많다 보니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젊은 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아파트 등의 주세 가격대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에는 매일 수십 개의 매물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단기 임대 플랫폼 33m2(삼삼엠투)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 일대 주세 매물은 평균 40만원대입니다. 학동역 인근 신축 고층 오피스텔의 경우 한 주에 45만원, 언주역 복층 신축 오피스텔은 30만원에 올라와 있는데요. 비강남권을 보면, 서울 마포구 마포동 소재 원룸 오피스텔(한강뷰)과 공덕의 복층 오피스텔의 경우 각각 주세 30만원, 38만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고금리 속 다양한 형태의 임대차 매물 주목…주거비 과부담 우려도 존재   

 

 

 

이 같은 주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에 전세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임대차 방식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인기인지 아니면 다양한 주거 트렌드가 반영된 추세적 변화인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는데요.

실제로 주세를 비롯해 연(年)세, 고시원과 게스트하우스를 개조한 다양한 형태의 임대 매물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으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주인들 역시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전·월세를 고집하기 보다 초단기 임대라도 좋다는 반응입니다.

전·월세로 인기가 높았던 지역들의 집주인들 조차 한 달 치 월세 수준의 보증금만 받거나 보증금을 아예 받지 않고 주세로 전환하고 있는데요. 공실로 두기보단 임대료를 받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매주 임대료를 받으니 늘어난 이자 및 보유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세처럼 초단기 임대 형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세입자들이 매주 임대료를 지불해야 되는 만큼 목돈을 모으기 쉽지 않습니다. 즉, 고금리로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주세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임차인 입장에선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내 집 마련이 어려울 수 있는 셈입니다.

업계 전문가 K씨는 “보증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거나 대출이자가 부담스러운 젊은 층에게 하나의 주거 대안이 될 수는 있다. 다만 주세는 보증금이 없는 대신 월세보다 임대료가 다소 높고, 임대료가 오를 때 주거비 부담이 같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오히려 과부담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섣불리 선택하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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